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던 DS(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70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8조8400억 원)보다 96.95%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회사 깃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 박윤슬 기자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던 DS(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70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8조8400억 원)보다 96.95%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회사 깃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 박윤슬 기자


■ ‘영업익 충격’ 삼성전자 전략

DS부문 13년만에 최악 실적
IT수요 급감·메모리 재고 급증
1·2분기엔 적자 가능성 전망도

삼성전자 “하반기엔 수요회복
기술 리더십 더욱 강화할 것”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감산 실행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올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초격차 확보’ 등을 위해 경쟁 업체와는 차별화된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8조 원 규모에 달했던 DS부문 시설 투자를 올해는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로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예정된 투자를 수정 없이 진행하고,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이른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주력 업체들이 이미 투자 축소를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바닥까지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메모리 주요 업체 합계 영업손실이 역대 최대인 50억 달러(약 6조14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에서도 삼성전자가 감산이 없다는 입장을 일관성 있게 재차 확인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적자까지 감수하겠다는 뜻도 포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반도체 경기 상승 시 가장 먼저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단기간 의미 있는 규모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DS부문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적자를 보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삼성전자 DS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에 미치지 못한 것도 201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상반기 적자가 유력하다는 게 금융정보업체 등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정면돌파’ 전략에 대해 불황 시기에 가격 경쟁으로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리는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도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생산라인 최적화와 미세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을 통해 미래 사업 준비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시장과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로 53조1000억 원을 집행했다. 이 중 DS부문에 47조9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극자외선(EUV) 등 첨단 기술 적용 확대, 차세대 연구·개발(R&D) 인프라 확보에 주로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투자 예산을 올해 더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이예린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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