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로 분한 이병헌(왼쪽)과 실존 인물로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하는  황기환(오른쪽) 지사. 국가보훈처 제공
tvN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로 분한 이병헌(왼쪽)과 실존 인물로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하는 황기환(오른쪽) 지사. 국가보훈처 제공


보훈처, “황지사 안장된 미국 뉴욕 올리벳 묘지측과 유해봉환 합의”.
고애신의 “독립된 조국서 봅시다” 마지막 대사 현실로 이뤄졌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유진 초이’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황기환(건국훈장 애국장) 애국지사가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처장 박민식)는 1일 “황기환 지사가 안장돼 있는 미국 뉴욕 올리벳 묘지 측과 황 지사의 유해 파묘에 전격 합의해 유해봉환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번 유해 봉환 추진으로 ‘미스터 션사인’에서 배우 김태리가 연기한 고애신의 마지막 대사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가 현실이 됐다. 보훈처는 유해 봉환반 파견을 비롯한 미국 현지 추모행사, 국내 봉환 등 본격적인 유해 봉환 준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유해 봉환 후 정부 주관으로 유해 봉환식을 거행하며, 영현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번 황 지사 유해 봉환은 정부의 유해봉환 추진 1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황 지사는 1923년 4월 17일 순국 후,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안장됐다.그로부터 85년이 지난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가 황 지사 묘소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뉴욕한인교회는 묘소 확인을 계기로 매년 설날과 추석 명절에 교민, 교인들과 함께 모여 참배 행사를 거행해 오고 있다.

보훈처는 2013년부터 황기환 지사의 유해 봉환을 추진해왔지만 올리벳 묘지 측이 유족 없는 황 지사의 유해 파묘 및 봉환은 법원 결정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해 난항을 겪었다. 보훈처는 2019·2022년 두 차례 미국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자료가 없어 법원 승인을 받지 못했다. 보훈처는 뉴욕 총영사관과 함께 올리벳 묘지 측에 순국 100년 되는 올해 유해를 봉환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국민과 해외 동포들 염원을 담아 적극 설득한 끝에 묘지 측의 전격적인 파묘 합의를 이끌어냈다.

황 지사는 미국 유학 중 미군에 자원입대해 1차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19년 6월 베르사유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로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 사무를 협조하는 동시에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 활동을 벌였다. 1919년 10월에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있던 노동자 200여 명이 영국을 거쳐 일본에 의해 강제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필사적 외교적 노력을 펼쳐 홍재하 등 35명을 극적으로 구출, 프랑스로 이송시켰다. 이후 임정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 임정 외교부 런던주재 외교위원 및 구미위원회에서 활약하다가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했다.

황기환 지사 단체사진(파리위원부, 뒤줄 맨 왼쪽). 국가보훈처 제공
황기환 지사 단체사진(파리위원부, 뒤줄 맨 왼쪽). 국가보훈처 제공

박민식 보훈처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일생을 바치셨던 황기환 지사 유해를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모시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고국과 우리 국민들의 품에서 영면하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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