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월 연속 수출 감소
주력품목 반도체 급감 직격탄
최대교역 대중수출 31% 줄어
에너지값도 여전히 높은 수준
무역수지 ‘구조적 위기’ 직면
추경호 “2월 이후 개선될 것”
정부가 1일 발표한 ‘2023년 1월 수출입 동향’은 한국의 수출이 구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전고점(前高點)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다고 하지만, 과거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월 수출액 462억7000만 달러는 전년 동월 대비 16.6%(91억9000만 달러)나 급락한 수준으로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4.5% 급락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수출 급감→전체 수출 하락→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현실화하고 있다. 1월 수입액(589억6000만 달러) 역시 2.6% 줄었는데 수출 감소율이 수입 감소율을 압도하면서 무역수지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1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26억9000만 달러로 수출입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56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였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경상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경제의 70% 정도를 수출입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 결국 올해 1분기 성장률도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를 열고 “올해 1월 무역수지 적자는 동절기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가격 급락,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 활동 차질 등 요인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 전망대로 2월 이후에는 동절기 에너지 수입 등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 가능성이 크지만, 반도체 수출 등이 현재처럼 급락하면 앞으로도 무역수지가 상당 기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수출과 수입 모두 우리나라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수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수출과 수입 모두 대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내 대책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방한 중인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31일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역 수지가 악화하고 대외 쪽 수요가 줄어든 점, 주택 부문의 둔화 등에서 취약성이 있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IMF는 전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7%에서 2.9%로 0.2%포인트 올리면서도 한국 경제성장률은 2.0%에서 1.7%로 0.3%포인트 낮췄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1월 무역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마저 악화할 우려가 커졌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수출 시장 다변화 등 수출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해동·전세원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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