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모든 읍·면에서 22곳 운영
주민들 채소·쌀·식용유 등 나눠
독거노인 기부한 지팡이도 눈길


거창=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경남 거창형 공유냉장고’(사진)가 초고령 농촌사회의 작은 대안 중 하나로 안착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각종 밑반찬, 과일, 오리알 등 주민들이 쉽게 나눌 수 있는 품목으로 채워진 공유냉장고는 이용 노인들이 손수 기른 농작물과 산나물 등을 다시 채워 놓으면서 정(情)이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되어가고 있다.

1일 거창군에 따르면 군은 독거노인이나 노인 부부가 반찬 하나로 식사를 부실하게 해결하는 사례가 많은 점에 착안, 지난 2021년 남상면과 가조면에서 ‘공유냉장고’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현재 전 읍면 등 22곳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2년 9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17.8%로 고령사회(65세 이상 14% 이상)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거창군을 포함한 농촌 지역 상당수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 20% 이상)에 접어든 지 오래다. 공유냉장고는 주민이면 누구나 물품을 채워 넣을 수 있고 가져갈 수 있는 냉장고로 이용자는 대부분 노인이다.

65세 이상이 45% 이상인 남상·남하면과 가조면 공유냉장고는 마을 주민들이 기부한 채소, 과일, 쌀, 오리알, 라면, 김, 식용유, 떡국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주변 식당에선 짜장이나 반찬을, 딸기 농장에선 수확한 딸기를 수시로 채워 넣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가구에는 마을 이장이나 요양보호사가 전달해주기도 한다. 남하면에서 혼자 살고 있는 박모(80) 할아버지는 공유냉장고 물품을 여러 번 이용한 뒤 보답으로 지팡이 50개를 만들어 공유냉장고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지팡이는 너무 잘 만들어져 비치한 지 이틀 만에 동났다고 한다. 또 가조면 한 할머니는 텃밭에서 기른 상추, 양파 등을 두고 가기도 했다. 가조면행정복합센터 관계자는 “공유냉장고가 돌봄사업과 공동체 결속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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