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중 갈등 향방… 전혀 다른 ‘두가지 전망’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마이클 베클리·할 브랜즈 지음│김종수 옮김│부키
중국 ‘정점 지나간 강대국’ 규정
전쟁 저지른 독일·일본 답습
미국에 군사·경제적 봉쇄 제안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김영사
핵심 변수는 러-우크라 전쟁
미국, 중·러 밀착 피하기 위해
대만정책 변경하며 중국과 유대
2018년 이후 본격화한 미·중 갈등의 향방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전망한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와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다. 미국 정치학자들이 쓴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는 중국이 경제 쇠락과 지정학적 고립이라는 ‘쌍둥이 망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2∼3년 안에 대만 침공을 강행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언론 보도로 공개돼 파문이 일었던 한 미군 4성 장군의 메모는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책이 상정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메모엔 “중국이 2025년 대만을 침공할 수 있으니 서둘러 대비하라”는 지시가 담겼다. 이에 반해 국내 미래학자 최윤식의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는 양국의 극적 타협 가능성에 주목한다. 미국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면전을 거두고 ‘전략적 모호성’ 전략으로 선회한다면 ‘차이메리카 어게인(Chimerica Again)’, 즉 미·중의 신(新) 밀월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둔 한국에 상황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통찰을 주는 책들이다.

책은 거침없는 성장 가도를 달린 국가가 긴 침체에 빠지면 ‘발작적 팽창’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정점을 지난 강대국의 함정’으로 1914년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1941년 태평양전쟁을 시작한 일본의 역사가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저자들의 전망대로 중국이 2025년 무렵 대만을 공격하면 핵무기 사용과 3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위기가 현실화한다. 중국은 2차 대전 이래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로 군사력을 키운 반면,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은 ‘테러와의 전쟁’과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지난 20년을 허송했음을 고려하면 중국 입장에서 다가오는 2∼3년은 패권 야욕을 충족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미국으로선 굴욕과 같은 군사적 실패를 받아들이느냐, 핵 재앙을 각오한 참전이냐의 갈림길에 서는 셈이다.
저자들은 ‘가장 위험한’ 10년을 무사히 건너기 위한 중국 봉쇄 전략을 제시한다. 단기적으로 중국의 무력 도발엔 단호히 대처하되 중국이 섣불리 전쟁 도발에 나설 수 없도록 미국이 조약을 맺은 동맹이 아닌 대만에 군사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조약에 준하는 안전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첨단 기술 분야에서 반중국 경제 연합체를 확대해 중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건넨다.

이처럼 상반된 두 나라 학자들의 전망은 미·중 갈등이 수많은 변수가 얽힌 국제정치의 고차 방정식임을 드러낸다. 현재는 21세기 신냉전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결과에 한반도의 존망이 좌우되리라는 사실이다. 각 권 416쪽, 2만 원·444쪽, 2만2000원.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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