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스탈린그라드의 스탈린그라드전투 파노라마 박물관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스탈린그라드의 스탈린그라드전투 파노라마 박물관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스탈린그라드 전승일 연설서
"나치즘이 현대화해 러 위협
서방 집단의 침략, 격퇴해야"
극초음속 미사일, 이미 사용
탱크 대응엔 더 강력한 무기?





지난 달 하순 미국과 독일 등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력 전차 지원을 결정한 것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응은 전차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전차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의 스탈린그라드전투 파노라마 박물관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가 다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차 이상의 대응’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서방이 새로운 무기를 제공함에 따라 러시아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앞서 미국과 독일 등 서방은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이 주력 전차 에이브럼스 31대를, 독일은 레오파르트2 14대를 제공하는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총 80대가 넘는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러시아는 이튿날인 26일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습했다. 당시 러시아는 신형 전략무기인 극 초음속 미사일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각종 미사일을 비롯해 이란제 드론과 수호이(su) 전투기 및 헬기 등 다양한 공격 무기를 동원해 왔다. 그 사이 전황이 불리한 국면을 맞을 때는 ‘핵 위협’도 언급해 왔다. 따라서 서방의 전차 지원으로 새로운 전투 태세를 갖추게 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무기로 러시아가 ‘전차 이상’의 어떤 무기로 공세를 펼칠지 주목된다.



러시아 미그-31K 전투기에 탑재된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킨잘의 모습. 뉴시스
러시아 미그-31K 전투기에 탑재된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킨잘의 모습.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한 이란제 드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한 이란제 드론.


앞서 타스는 지난 달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 보이’보다 무려 100배에 달하는 위력의 핵탄두 장착 가능 수중 무기로 알려진 ‘포세이돈’의 첫 물량 제작이 완료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태평양함대의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드’에 탑재될 원자력 엔진 장착 수중 드론인 포세이돈은 그 파괴력으로 인해 ‘지구 종말의 무기’로도 불린다.



지난 2019년 2월 20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러시아의 원자력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이 크레인으로 운반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9년 2월 20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러시아의 원자력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이 크레인으로 운반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나치즘이 현대화해 우리나라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서방 집단의 침략을 격퇴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스탈린그라드를 지켜낸 역사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2월 2일 전승 행사를 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그리고 자국산 전차를 지원한 독일을 ‘현대판 나치’로 비유한 것이다. 러시아는 특히 독일의 전차 지원 결정을 두고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역사적 책임을 망각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 역시 러시아가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세대와 가치, 그리고 전통의 연속성, 이 모든 것이 러시아를 특징짓는 것이자, 우리를 강하게 하고 우리 자신과 우리의 정당성, 승리에 대해 확신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80년 전처럼 승리할 것이다. 우리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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