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지난 1일 독일 아우구스트도르프 전차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레오파르트2 전차에 올라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러시아 볼고그라드(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무릎을 꿇고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AP 연합뉴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지난 1일 독일 아우구스트도르프 전차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레오파르트2 전차에 올라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러시아 볼고그라드(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무릎을 꿇고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AP 연합뉴스


■ 푸틴, 또 대규모 공습 으름장

스탈린그라드 전승 기념식에서
독 레오파르트 우크라 지원 비난
“탱크 이상의 무기 투입하겠다”

■ EU, 10번째 ‘대러 제재’ 카드

EU위원장-젤렌스키와 회담 후
‘러 석유’ 추가 가격상한제 밝혀
전범 기소 국제센터설립 예고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러시아와 서방의 신경전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 스탈린그라드(볼고그라드)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2를 지원하기로 한 독일 등 서방을 ‘나치’로 규정하고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반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를 찾아 10번째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가 다시 우리를 위협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러시아의 대응은 탱크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탱크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사실상 핵무기 실전 배치를 재차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이 새로운 무기를 투입함에 따라 러시아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구소련이 독일 나치군을 스탈린그라드에서 격퇴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2월 2일 전승 행사를 열고 있다. 스탈린그라드는 1961년 볼고그라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나치즘이 현대화해 러시아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현실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한 번 서방 침략을 물리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은 오는 24일 전쟁 발발 1년을 전후해 대규모 공습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도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4일까지 10번째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요 7개국(G7)과 EU가 러시아산 석유 제품에 대한 추가 가격상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시행한 바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원유 가격상한선 설정으로 러시아는 이미 하루 1억6000만 유로(약 2139억 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네덜란드 헤이그에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 기소를 위한 국제센터를 건립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포함한 EU 지도부는 오는 3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EU 가입 절차 간소화와 추가 무기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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