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본토 상공에 나타난 중국의 고고도 감시용 정찰기구로 의심되는 풍선형 물체. 로이터 연합뉴스
미 본토 상공에 나타난 중국의 고고도 감시용 정찰기구로 의심되는 풍선형 물체. 로이터 연합뉴스


공군기 발진 지상피해 우려 보류
미,외교채널 통해 중국에 즉각 항의
블링컨 방중에 영향 미칠지 촉각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의 고고도 감시용 정찰기구로 의심되는 풍선형 물체가 미 본토 상공에 나타나 미군이 한때 격추를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이 70년 만에 괌의 해병대 기지를 재가동하며 인도·태평양 역내 군사태세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미·중 외교장관이 오는 5∼6일 만난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 국무장관을 6년 만에 처음 만날 것으로 알려져 미·중 갈등을 완화하는 내용이 나올지 주목된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2일 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기구가 미 본토에 진입했음을 파악했으며, 공군기를 출격시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해당 물체는 몬태나주를 비롯한 민감한 지역 상공을 날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몬태나주에는 미국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하나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이에 미군은 전날 이 정찰기구 격추를 검토했지만 잔해로 인한 지상 피해가 우려돼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항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전방위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한 81개 중국산 의료기기 품목에 고율관세를 재부과하기로 하고 의견수렴 기간에 들어갔다. 미군 역시 70년 만에 새로운 해병대 기지 ‘캠프 블레이즈’를 지난 1월 말 괌에 개설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군사적 태세 강화 차원으로, 미국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빈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 역시 6세대 전투기 개념도를 공개하면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서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공표했다. 또 친강(秦剛) 외교부장은 이날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취임 이후 첫 전화통화를 하면서 “일본이 군사·안보 영역에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고, 역사·대만 문제에서 언행이 신중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5∼6일 중국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면담하기로 하면서 미·중 간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의 미 국무장관 접견은 2017년 이후 6년 만으로, 중국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노리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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