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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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동청이 재량권 남용…위법 정도 중하다고 보기 어려워"


실직한 날짜보다 하루 일찍 잘못 기재했다가 구직 급여를 모조리 반환할 처지에 놓였던 실직자가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구제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이소연 판사는 A 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을 상대로 "실업급여 반환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스페어 택시 기사’로 일하던 A 씨는 2020년 4월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뒤 구직 급여를 신청했다. 노동청은 그에게 270일간 일당 3만7000여 원의 구직 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했다. A 씨는 급여를 받던 중 2020년 10월 17일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가 11월 28일 다시 실직했다. 고용보험법 상 구직 급여를 받던 중 취직했다가 다시 일자리를 잃은 경우 재실업 신고를 하면 기존 수급 기간의 급여를 마저 받을 수 있다. A 씨도 노동청에 재실업을 신고했다. 그런데 여기서 그가 날짜를 착각해 재직 기간을 ‘10월 16일 입사, 11월 27일 퇴사’로 하루씩 당겨 쓰면서 문제가 생겼다.

고용보험법은 기간을 사실과 다르게 적는 등 거짓으로 급여를 받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급여 전액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청은 부정수급을 의심해 조사에 착수했고, A 씨가 11월 28일까지 일했는데도 27일까지 일했다고 기재한 것이 부정 수급이라며 해당 기간 구직급여 전액인 101만4520원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잘못 적는 바람에 A 씨가 받지 못한 1일(10월 16일)분의 급여는 따로 지급했다. A 씨는 "처분이 과도하다"며 2021년 8월 소송을 냈다. 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소송구조 제도의 도움을 받아 재판에 임했다.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A 씨)가 취업 기간을 하루씩 잘못 기재했지만 총 실업 인정 일수는 동일해 제대로 신고했을 경우에도 원고에게 지급될 구직급여 총액은 동일했을 것"이라며 "원고의 위법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동청이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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