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최근 이뤄진 빅테크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AI 관련 용어 사용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빅테크들은 투자자에게 AI가 성장을 위한 엄청난 기회라고 설명하며 경쟁사를 앞지르기 위한 투자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실적발표에서 미국 15개 빅테크 기업의 ‘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 용어 사용이 210회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72회에서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며 2013년 이후 최다다. 특히 AI 관련 용어 사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개발 중인 오픈AI 연구소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2020년 중반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와 동시에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이후 급증했다.
실제 최근 이뤄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빅테크 기업 CEO들은 앞다퉈 자사의 AI 투자와 경쟁 우위를 강조하고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의 목표 중 하나는 창조적인 AI의 리더가 되기 위해 연구조직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 AI 회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알파벳은 최근 챗GPT의 라이벌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클로드’에 4억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챗GPT 관련 기업의 주가 급등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콘텐츠 제작 등에 챗GPT를 활용한다고 발표하자 지난주 주가가 300% 이상 치솟았다. AI 반도체 설계회사 엔비디아는 1월에만 주가가 34% 급등했다. 이에 거품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슈 터틀 CEO는 “과거 음료 제조업체인 ‘롱아일랜드 아이스티’가 사명을 ‘롱블록체인’으로 바꾸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면서 “AI가 투자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광풍에서 조금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챗GPT가 인기를 끌면서 악용 우려와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AI 도구들은 오용되거나 나쁜 행위자들에 의해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인간의 가치에 부합하도록 AI의 사용을 통제하기 위해 AI를 규제하는 것은 지금도 이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