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등 국내업체
올해 저가 ‘원통형’ 생산 확대

원가는 낮지만 안정성 높아
저렴한 전기차에 도입 증가
중국산 맞서 경쟁력 확보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올해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 일제히 ‘저가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자동차 대중화를 위해 저렴한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저렴한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한 전략이다. 저가형을 앞세워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배터리업체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도 담겨 있다.

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삼성SDI는 올해 들어 잇따라 원통형 배터리 생산 확대 계획을 내놓고 있다. LG엔솔은 파우치형,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최근 원통형이 주된 생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낮은 원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이 최근 전기차 시장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테슬라, BMW, 볼보에 이어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고려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달 27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보류됐던)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테슬라와 신규 공급을 논의 중”이라며 “세부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애리조나 공장 건설(1조700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석 달 만에 보류한 이후 구체적인 공장 건립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LG엔솔은 충북 청주 오창산업단지에도 총 4조 원을 들여 원통형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테슬라에 납품될 차세대 원통형 규격 ‘4680(지름 46㎜·높이 80㎜) 모델’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규격을 46㎜로 확정하고 충남 천안 공장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 들어간다. 기존 헝가리 1·2공장에 이어 3공장을 최대 고객사인 BMW와 함께 원통형 배터리 공장으로 짓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SK온은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비싼 니켈을 빼고 리튬, 인산, 철로 만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계획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또는 알루미늄) 배터리보다 저렴하고 공급망 관리에서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LFP 배터리를 무기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배터리업체의 공세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기도 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2차 전지 광물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저렴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당분간 두 배터리 수요에 대한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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