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구조 개편 목표
인가받은 외국금융기관 참여
현물환·외환스와프 거래 가능
자본유출 등 부작용 대비 필요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충격 이후 20년 이상 폐쇄적으로 운영한 외환시장의 빗장을 풀기로 했다. 해외 금융기관도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시장구조로 전환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조치다. 1948년 이래로 70년 넘게 유지돼온 한국 외환시장 구조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상당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공동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외환시장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춰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의 시장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기관 간에 거래하는 외환시장은 국내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해외에 있는 외국 은행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서는 ‘외은지점’(외국은행 국내지점)을 설립하거나 국내 금융기관의 고객이어야 한다. RFI들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현물환뿐만 아니라 외환스와프 거래도 할 수 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이날 “우리 외환시장은 과거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시장안정을 정책 최우선에 두면서 수십 년 동안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구조를 유지해왔고, 외부로부터의 접근성 제약으로 국내 시장과 산업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개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무역규모나 자본시장이 선진국 수준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는 자신감도 작용했다.
정부는 외국인투자자 등록 의무를 폐지하고,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기업은 영문공시를 확대하는 등 외환시장 구조를 손보기로 했다. 정부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외국환 전자중개업무(애그리게이터·Aggregator)도 도입·제도화한다. 애그리게이터는 은행이 아닌 기관이 은행들과 고객 간의 외환거래를 전자적으로 중개하는 업무다. 외환시장 개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나 글로벌 금융허브 도약을 위해 필요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이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 금융기관들의 ‘놀이터’로 전락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외국인 투자를 끌어올 수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불어나는 상황에서는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져 자본유출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정밀한 대비책을 주문했다.
전세원·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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