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남자의 클래식 - 베르디

자신의 실제 삶 바탕 작곡
권주가 ‘축배의 노래’ 유명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를 꼽으라면 단연 ‘오페라의 왕’ 베르디(1813∼1901)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다. 베르디의 모든 오페라가 걸작이지만 특히 ‘라 트라비아타’가 흡입력이 높은 까닭은 베르디 바로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27세에 아내와 두 아이를 모두 잃은 베르디는 ‘라 트라비아타’를 작곡했을 당시 소프라노 스트레포니(1815∼1897)라는 여인과 동거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의 결합을 비난했다. 국민 영웅인 베르디에게 아이가 딸린, 그것도 두 남자로부터의 사생아를 셋이나 둔 여인은 가당치도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비난, 이런 세상의 편견에 맞서 탄생된 작품이 바로 ‘길을 잃은 여인’이란 의미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다.

1막의 문이 열리면 배경은 약 18세기 파티가 열리는 파리의 고급 사교장이다. 화려한 왈츠가 흐르는 가운데 프로방스 지주의 아들 알프레도가 등장해 권주가를 부른다. 이때 흘러나오는 곡이 먹고 마시고 즐기자는 내용의, 그 유명한 ‘축배의 노래(Brindisi)’다. 먼발치에서 비올레타를 바라보며 사랑을 키워온 알프레도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비올레타는 단호히 거절한다.

비올레타의 직업은 코르티잔(courtesan). 재력가와 권력가들을 상대하는 에스코트 걸인 그녀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파티가 끝나고 혼자 남게 된 그녀는 알프레도의 진실한 고백에 설렘을 느끼며, 어쩌면 그가 내가 꿈에 그리던 그이인가? 라는 내용의 아리아 ‘아 그이인가(Ah! forse lui)?’를 부른다.

2막 1장이 시작되면 시간은 훌쩍 흘러 3개월 뒤, 알프레도와 비올레타는 파리 교외의 별장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비올레타의 가산을 팔아 살아온 것을 알게 된 알프레도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파리로 간다. 비올레타만이 홀로 남겨진 집에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찾아와 그녀에게 간청한다. 자신의 딸이자 알프레도의 여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두 사람의 염문으로 혼사가 그르치게 될 지경이니 부디 헤어져 달라는 것이었다.

비록 환락의 삶을 살았지만 순결한 마음의 여인인 비올레타는 아버지 제르몽의 바람대로 알프레도에게 관계를 끝맺자는, 마음에도 없는 절연장만을 남긴 채 멀리 떠난다. 2막 2장, 비올레타의 친구 플로라의 저택. 알프레도가 도박으로 돈을 따고 있을 때, 비올레타가 늙은 남작 두폴과 함께 들어온다. 비올레타가 돈을 좇아 자기를 떠났다고 오해하고 있는 알프레도는 그녀의 배신을 질책하며 도박으로 딴 돈을 그녀에게 집어 던지며 모욕한다.

3막의 문이 열리면 비올레타의 침실. 폐병을 앓고 있는 그녀에게 짙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제르몽은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알프레도는 스러져가는 비올레타를 부둥켜안고 다시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자 애원하지만 그녀는 이내 숨을 거둔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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