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튀르키예와 한국의 인연은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튀르키예는 ‘튀르크 민족의 땅’이란 뜻이고, 튀르크는 ‘용감하다’는 의미다. 영어권에서 터키(Turkey)로 바뀌었는데, Turkey(칠면조)는 속어로 ‘겁쟁이’라는 뜻이어서 튀르키예인들이 싫어했다. 결국, 2022년 국가 영어 명칭을 ‘튀르키예(Türkiye)’로 변경했다. 튀르크족은 투르크족으로도 불리는데, 모두 돌궐에서 기원한 말이다. 돌궐은 몽골계 유목민으로 고대 동아시아에서 상당한 세력을 구축했다. 최초의 튀르크계인 흉노족은 고조선과 강력한 동맹을 형성했다. 돌궐은 고구려와 동맹을 맺어 당나라와 싸웠다. 당 태종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겨줬던 연개소문은 돌궐 공주와 혼인했다. 이후 돌궐인들이 여러 곳으로 이주해 튀르크계 국가를 건설하는데 대표적 나라가 튀르키예다.
6·25전쟁은 양국 우호의 전환점이 됐다. 튀르키예는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했다. 1만4936명이 참전해 741명의 전사자와 2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사자 비율은 미국과 영국의 2배 수준이다. ‘용감하다’는 튀르크인답게 전선의 최선봉에 서서 후퇴하지 않고 싸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김량장(경기 용인시)·151고지 전투에서 튀르키예군은 중공군을 상대로 백병전을 벌여 1명당 40명의 적을 물리쳤다. 그 결과, 중공군은 1900명 사망한 반면, 튀르키예군 전사자는 12명에 그쳤다.
튀르키예에서 한국 이미지가 업그레이드 된 것이 2002 한·일 월드컵 때다. 당시 튀르키예는 48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했는데 한국과 맞붙은 3·4위전에서 대형 태극기와 함께 튀르키예 국기인 월성기가 관중석에 펼쳐졌다. 튀르키예 국민에게 이 장면은 감동을 넘어 충격을 줬고, 한 달 이상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이후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산 제품의 판매가 급증했는데, 지금도 튀르키예는 수십억 달러의 흑자를 안겨주고 있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에 지진이 발생해 사상자가 최대 5만 명에 육박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단일 파견으로는 최대 규모인 110여 명의 긴급구호대를 보냈다. 1차로 500만 달러도 지원한다. 튀르키예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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