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 오르자 집 비우고 상경
“난방비 아껴 손주 장난감 선물”


난방비 등 공과금이 크게 오르자 자신의 집을 잠시 비우고 아들딸 가정과 ‘일시적 합가’를 하는 어르신들이 생겨나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자신의 집 난방 전원을 아예 내리고 손주 돌보미를 자처하며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한 푼이라도 생활비를 줄이려는 고물가 현상이 낳은 ‘대가족’의 탄생인 셈이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박모(여·69) 씨는 새해부터 서울 용산에 사는 딸의 집에 한 달 정도 머무르고 있다. 평소 딸이나 사위가 야근할 경우 등 불가피한 일이 생길 때만 초등학생 손주들을 봤는데, 1월 한 달간은 아예 딸 집에 살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말 마침 딸이 “왔다 갔다 하지 마시고, 아예 애들 학원 라이딩까지 해달라”고 부탁하자,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9일 박 씨는 “평소 손주 봐달라는 부탁을 거절을 많이 했는데, 그간 미안한 것도 있고 성남 집 공과금도 많이 올라 이번에 한 달 정도 같이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김모(여·68) 씨는 매일 오전 7시에서 오후 5시까지 서울 마포구 딸 집에서 손주들을 돌봐 왔는데, 최근 평일에는 아예 출퇴근을 하지 않고 손주 방에서 자고 가기로 했다. 그의 딸과 사위가 모두 “난방비도 아낄 겸 당분간 평일엔 같이 지내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 같은 결정으로 고양 집 공과금을 대략 15만 원 정도는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사위랑 지내는 게 다소 불편하기도 하지만, 난방비가 너무 올라 딸 제안을 받기로 했다”며 “아낀 난방비로 사랑하는 손주들 ‘레고’ 장난감 선물을 사 줄 생각”이라고 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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