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대표회의서 규명 요구

‘폭로글’ 부장판사, 추가 게재
“행정처 개입의혹 2명 더 있어
金 의중은 전혀 반영 안됐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2020년 측근 판사를 대법관에 기용하기 위해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전국법관대표회의 내부에서 “인사 전횡”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의 부당한 후보 심사 개입에 김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법원 내부의 추가 고발 글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25명의 판사가 참여해 있는 법관대표회의 함석천 의장(대전지법 부장판사)은 전날부터 이 문제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사실 조사 요구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을 내는 법관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의 직접 개입 여부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송승용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전날 법원 게시판에 2020년 7월 박경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장과 만났던 상황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송 부장판사는 당시 박 위원장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던 중 “(안희길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이 신문 칼럼을 뽑아 와서 특정한 이모 후보에 대해 ‘이 분을 눈여겨보실 만합니다’란 취지의 말을 하고 가더라”고 이야기했다고 썼다. 칼럼엔 “김 대법원장이 사석에서 ‘내가 아는 판사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이란 내용이 기재됐는데 당사자가 이흥구 대법관(당시 후보)이었다. 박 위원장은 본보에 “기억이 나더라도 얘기해줄 수 없다”고 했다.

대법관 후보자 추천권을 폐지한 김 대법원장이 절차를 어기며 은밀히 대법관 제청권을 행사했다는 의심이 법원 내 커지고 있다. 안 심의관은 전날 게시판에 “(당시) 추천위원장이 요청한 후보에 관한 심사 자료의 내용을 말씀드린 사실이 있는데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부분을 고려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썼다. 그러나 송 부장판사는 같은 날 추가 글에서 “안 심의관이 위원장님께 ‘눈여겨볼 만하다’고 언급한 분은 다른 2분이 더 계셨다”며 “그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의 의중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30명 중 최종 후보 3인을 대법원장이 사전 지목해 추천위의 심사 결과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김규태·김무연 기자 kgt90@munhwa.com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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