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은 웃은 반면 카드사들의 표정은 우울하다. 고금리 영향으로 주요 금융지주사의 이자이익은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각 금융지주사들의 실적도 급증해 금융권이 사회적 책무를 다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드사들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9일 오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신한·KB·우리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모두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15.5% 늘어난 4조642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KB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4조4133억 원의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했는데 신한금융의 순익이 2290억 원 더 많았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전년 대비 22.5% 상승한 3조169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순이익 ‘3조 클럽’에 입성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약 3조6700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합산한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조9000억 원 안팎으로 16조 원에 육박한다. 금융지주사의 실적 비결은 이자이익이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가 벌어졌다. 전년도 금융지주사의 이자이익은 신한금융 10조6757억 원(17.9% 증가), KB금융 11조3814억 원(18.9% 증가), 우리금융 8조6966억 원(19.7% 증가)이다. 3개 금융지주사의 이자이익이 30조 원을 넘어섰고,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지주까지 합친 이자이익은 40조 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의 사회적 책무론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금리 상승으로 실적을 매년 갱신하는 만큼 취약층에 대한 고통 분담과 경기 악화에 대비한 건전성 관리가 강조될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사들은 새해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2250억 원으로 전년보다 5.4%(699억 원) 줄어들었다. 영업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카드의 신용판매 대금이 12.1%, KB국민카드는 9.5% 증가하는 등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금리가 급등하면서 카드채 발행금리도 올라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7107억 원을, KB카드는 5096억 원을 각각 지불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