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 SM지분 14.8% 인수
李, 카카오가 우호지분을 더해
자신 1대 주주 자리 위협하자
불편한 관계였던 房에게 SOS
하이브·네이버 vs SM·카카오
하이브가 경영권까지 차지하면
시총 10조 ‘공룡 기획사’ 탄생
그룹 방탄소년단(BTS)·뉴진스 등을 보유한 하이브가 엑소·NCT·소녀시대 등이 속한 SM엔터테인먼트(SM)의 1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향후 SM 지분 확보를 둘러싼 ‘파워 게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이브가 경영권까지 거머쥐면 하이브와 SM의 시가총액 총합이 10조 원이 넘는 ‘초대형 공룡’이 탄생하지만, 카카오와 연대한 주요 주주들의 견제 속에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팝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등장에 대한 긍정적 목소리와 더불어 향후 하이브가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고 ‘건강한 경쟁’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이브는 SM 창업주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SM의 최대주주에 등극한 하이브는 향후 지분 공개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40%까지 끌어올려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까지 움켜쥐겠다는 복안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이수만이 추진한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브와 SM의 외형적 성장과 별개로 내부 지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SM과 하이브는 불편한 관계였다. 후발주자인 하이브가 BTS를 앞세워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SM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8일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하기로 발표하면서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등 우호 지분을 더해 이 전 프로듀서의 지분(18.45%)을 넘어서자 이 전 프로듀서가 하이브에 도움을 요청했고, 하이브가 ‘백기사’로 나섰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단순히 가요기획사 간의 경쟁을 넘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네이버, 카카오 등 유력 핀테크 그룹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021년 네이버는 하이브와 자사 플랫폼을 영업 양도하고 지분을 취득하며 콘텐츠 동맹을 맺었다. 또한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하며 네이버-하이브-YG 연대를 구축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카카오가 SM의 주주로 참여하며 카카오-SM 동맹으로 구축하려 시도하고 있으나, 이 전 프로듀서가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며 더욱 첨예한 지분 확보 싸움을 벌이게 됐다.
SM 내부에서는 하이브의 등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인회사를 통해 고액 자문료를 받는 등 문제가 불거진 이 전 프로듀서가 퇴진한 후 지난 3일 제작센터와 레이블을 분산하는 ‘멀티 체제’를 골자로 한 ‘SM 3.0’을 발표하며 체질 개선을 외쳤으나 또다시 암초를 만난 셈이다. SM 경영진은 이날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대한다”면서 “SM은 특정 주주·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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