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빙’ 검색 결과 제시 넘어 이메일 자동 작성 등 기술 혁명 IT 강국 한국은 이제 추격 수준
정부준비지수 기술분야 낙제점 “인재육성 등 AI전략 다시수립”
전광석화처럼 등장해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챗GPT 돌풍을 계기로 ‘인공지능(AI) 혁명’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로 이어져 온 기술 혁명 역사에서 이젠 AI가 향후 최소 10년 이상 대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AI 시대에도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 흐름에 도태되지 않게끔 치밀한 AI 핵심 인재 육성, 관련 소프트웨어 투자 및 지원 등 치밀한 전략 수립과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인 챗GPT 장착 검색엔진 ‘빙’은 새로운 검색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빙은 검색창에 1000자 이내의 질문을 입력하면 해당 질문에 대한 검색 결과를 왼쪽에 표시하고, 오른쪽에는 질문에 대한 답을 문장으로 정리한 텍스트를 내놓는다. 키워드로 결과를 제시했던 기존 검색 엔진과 달리 맥락을 이해해 관련 웹사이트를 알려주고, 대화창을 통해 추가 질문을 계속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검색도 메신저처럼 대화 창으로 바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챗GPT가 텍스트 생성 기능으로 찬사를 받는 가운데 필요한 내용과 수신인을 전달하면 이메일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여행 일정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한 후 그 내용을 가족에게 공유해 달라 하면 이메일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챗GPT에 투자를 지속해온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AI 기술을 통해 모든 소프트웨어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언론 행사에서 “20년 전 인터넷이 PC와 서버로 탄생하고, 10년 전에 모바일과 클라우드로 전환했으며, 지금은 AI로 진화하는 단계”라며 “앞으로 AI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재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IT 강국’인데도 스마트폰 시대에 이어 AI 시대도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위상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7년 애플의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도 뒤늦게 대응에 나서 아직 운영체제와 앱프로세서(AP)를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가올 AI 시대에도 주요 기술을 직접 만들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기술 정책 연구소인 옥스퍼드 인사이트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부 AI 준비지수’(Government AI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6위(76.76)를 기록했지만, 기술 분야에서는 평균을 크게 밑도는 점수를 받았다. 지배구조, 데이터와 인프라 등에서는 종합 1위인 미국보다 점수가 높았지만, 기술에서 큰 차이(미국 81.67, 한국 53.96)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은 미국에 거의 2년 가까이 뒤처져 있다고 보면 된다”며 “정책적 측면에서도 정부가 반도체 등 하드웨어만 강조했는데 소프트웨어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