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에만 1692억 대신 갚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배 급증
연 대위변제액 2조로 치솟을듯
작년 1000억 순손실…13년만
“보증가입 전세가율 더 낮춰야”


집값 하락 영향으로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전세사기 증가 추세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집주인 대신 갚은 돈(대위변제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가 5월부터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90%가 넘는 주택은 보증보험 가입을 차단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대위변제액은 증가 추세여서 HUG 주택도시기금의 부실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HUG에 따르면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은 지난달 1692억 원(769건)이었다. 지난해 1월(523억 원)과 비교해 1년 새 3.2배 급증했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 HUG가 대신 갚고 집주인에게 청구한다. 지난해 7월 564억 원이었던 대위변제액은 8월 833억 원, 9월 951억 원, 10월 1087억 원, 11월 1309억 원, 12월 1551억 원으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와 ‘빌라왕’들의 전세사기로 지난 한해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액 1조1731억 원 가운데 HUG는 9241억 원을 대신 갚아줬다. 2021년보다 83%나 급증했다. 반면, HUG가 임대인에게 회수한 금액은 2490억 원(21%)에 불과했다. 7000억 원가량 손실을 봤다. 대위변제금이 늘어나면서 HUG는 지난해 1000억 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가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주택도시기금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한데, 지난해 12월 말 기준 보증 배수는 54.4배까지 올라왔다. 신축 빌라 가격을 부풀린 뒤 전세보증금을 높게 받아 주택을 수백·수천 채 사들인 전세사기꾼은 이익을 취하고, 공기업이 위험을 떠안은 셈이다. 올해는 1월 수준이 유지된다고 해도 연간 대위변제액이 2조 원 안팎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건전한 전세 계약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HUG의 보증 여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보증보험 상품 가입이 중단되지 않도록 정부 출자를 통해 HUG 자본을 확충하고 보증 배수를 높일 계획이다.

국회에도 HUG의 보증 총액한도를 70배로 늘리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보증보험 가입 문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기준을 100%에서 90%로 낮추기로 했지만, 80% 이하로 더 낮춰야 깡통전세를 예방하고 기금 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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