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 기지개 켜는 중국 경제 ‘딜레마’
미국, 대중 무역적자 줄어들고
영국·프랑스, 유커 관광수입 기대감
블룸버그 “중국 경제활동 재개
5000억 달러 추가수요 발생”
중국 원유수입량 증가 전망따라
브렌트유 한달새 76→88달러
구리 값도 t당 9100달러 돌파
글로벌 물가 상승 압박 불가피
길고 긴 ‘제로 코로나’ 터널에서 빠져나오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중국 경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되살아나는 중국의 경제는 전 세계에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 중국의 회복이 글로벌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원흉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의 부양책은 전 세계에 온전하게 긍정적이었다”며 “그러나 올해 경제 재개방은 엇갈린 축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되살아나는 중국, 성장의 원동력?= 우선 중국의 회복은 전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회복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안정화하면서 수출에도 활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 최대의 시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5000억 달러(약 631조 원)의 추가 수요 발생을 의미한다. 이는 세계 경제에 대략 나이지리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 하나가 더 추가되는 효과다.
유럽 약세와 예상되는 미국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중국이 올해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가 되는 셈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무역적자는 1조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적자의 3분의 1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소비 회복세에 따라 미국 경제에 활력을 더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중국발 관광객 증가로 영국의 경기침체마저 단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아시아의 신흥 시장 성장에도 중국의 회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1월 29일 유엔경제사회국(UN DESA)은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3.0%를 넘어서는 4.8%로 전망하며 “중국과 각국의 금융·무역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성장률이 타국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며 “중국 경제의 회복이 이 지역(동아시아) 전체의 성장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유엔경제사회국은 반대로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도 0.06∼0.41%포인트 빠질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중국을 최대 수출국으로 하는 한국의 성장률은 0.2%포인트 정도 감소한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중국 수출 중 내수용 비중이 4분의 3을 넘고 있어 향후 중국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내수가 활성화될 경우 대중국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 증가는 인플레이션의 원흉?= 그러나 중국의 부활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걱정이다. 높은 수요는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고강도 봉쇄로 정체된 중국의 원유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해 12월 초 배럴당 76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지난달 말 88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 가격이 연내 배럴당 105달러 이상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이 하루 200만 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우리는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중국 경제가 우리 예상보다 강하게 개선된다면 이(석유 수요)는 훨씬 더 강할 수도 있으며 글로벌 석유·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실물 경제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구리 가격도 t당 9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국제 구리 가격은 t당 9175달러다. 전월 평균 가격보다 175.21달러 올랐다. 전년 평균과 비교해 377.99달러나 상승한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3일 기준으로 구리 가격이 t당 7510달러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약 3개월 동안 20%가량 치솟은 셈이다. 이와 함께 LME의 구리 재고량은 점차 줄어 지난해 11월 3일 9만3975t에서 지난 1일 7만4375t까지 내려앉았다. 수요가 늘고 가격이 뛰는 전형적 흐름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완화 계획을 좌절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5.3%로 높아지면 글로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국이 6.7%의 성장률을 달성할 땐 전 세계 물가상승률이 2%포인트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Fed와 유럽중앙은행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가 2%라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발 인플레이션 압박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경제 수장들의 엇갈리는 평가 = 하지만 중국의 부활이 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인플레의 원흉이 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의 빠른 성장이라는 좋은 소식이 유가와 가스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한다는 의미라면 어떻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혜택을, 다소 내려간 유가의 혜택을 누렸다”면서 “중국은 더이상 물가하락 요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트레시스 게스션의 다니엘 라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재개는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과 프랑스 경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해 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국경과 경제를 다시 개방한다면 우리에게 거대한 경기 부양책이 될 것”이라며 “곧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