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하타이주 사만다그에서 13일 트럭에 탄 구호대원들이 이재민들에게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하타이주 사만다그에서 13일 트럭에 탄 구호대원들이 이재민들에게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8일째

178시간만에 발견된 어린이에
구조대 “딸기우유 줄게” 다독여

희생자 3만7000명 넘어서
유엔 “구조 단계 끝나 간다”

피해지역 콜레라·피부병 창궐
생존자들 ‘2차 재난’위험 커져


규모 7.8의 대지진 발생 8일째인 13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기적의 생존자 구출 소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망자는 최근 20년간 발생한 지진 희생자 가운데 5번째로 많은 3만7000명을 넘어섰고, 유엔도 구조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피부병 ‘옴’에 코로나19와 콜레라 등 전염병까지 확산하면서 희망의 불씨는 점점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남부 카라만마라슈에선 10세 소녀가 지진 발생 185시간 만에 무너진 아파트에서 구조됐다. 앞서 아디야만에선 178시간 만에 잔해더미에서 발견된 어린이에게 구조대가 “딸기 우유와 포아차(튀르키예 전통빵)를 주겠다”고 다독이는 장면이 SNS를 통해 공개돼 감동을 선사했다. 안타키아에서도 두 형제가 181시간 만에 나란히 구조돼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 발견 소식은 뜸해지고 있다. CNN 등이 집계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3만7357명으로 2004년 스리랑카 대지진(3만5399명) 희생자를 넘어섰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물론 예외는 있지만, 지진 발생 후 9일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유엔도 생존자 수색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인정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구호 사무차장은 이날 시리아 북부 알레포를 방문해 “피해 지역에서 우리는 생존자를 구조하고 희생자를 찾아왔다”며 “이젠 그 구조 단계가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는 인도주의 단계에서 (이재민에게) 쉼터와 심리·사회적인 돌봄, 음식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엔은 시리아 반군이 주둔하고 있는 북부 지역 원조를 위해 튀르키예 국경 두 곳을 개방하기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 구호품을 실은 유엔 트럭 6대도 튀르키예 국경을 거쳐 시리아 북부로 들어갔다.

문제는 2차 재난이다. AFP통신은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전염성이 강한 피부병 옴이 퍼지기 시작했고, 어린이들은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와 콜레라도 위험 수준이다. 튀르키예 보건부는 “최소 1만930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 뉴욕타임스(NYT)는 “병실이 부족해 야외 천막에 방치된 환자가 많다”고 우려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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