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반도체·오브젠·꿈비 등
올 상장 7개종목 중 4개 ‘따상’

컬리·케이뱅크·오아시스 등은
기업가치 저평가에 잇달아 연기

경기·증시 하반기 갈수록 호전
상황 보며 시장 참여 기회 찾길


연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종목들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긴축 완화 전망으로 증시 흐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자 낮은 공모가와 적은 유통량을 특징으로 한 중소주들이 차갑게 식었던 IPO 시장을 다시 달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고 있어 아직 IPO 시장의 분위기 반등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7개 종목 중 절반인 4개 종목이 ‘따상’(공모가 2배 기록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미래반도체를 시작으로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꿈비가 따상 대열에 참여했다. 이들 종목은 따상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유아 가구 전문업체 꿈비가 공모 둘째 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한 ‘따상상’까지 성공하자 IPO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증시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된 데 이어 4개의 따상 기업이 나오자 2분기부터 대어급 공모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중소형 공모주들이 훨훨 날고 있는 반면, 대형 공모주들은 수난시대다. 연초 IPO 시장의 기대주였던 새벽배송 업체 컬리가 IPO를 연기한 데 이어 현대삼호중공업,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도 상장을 미뤘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5년간 준비해온 IPO를 미루고 한국조선해양이 사모펀드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매수하기로 했고, 케이뱅크도 이달 초 상장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KT, SK, LG, CJ, 신세계 등 대기업 계열사도 상장을 추진하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자 뒷짐 지고 물러난 모양새다. 시가총액 1조 원 규모로 IPO를 추진해온 이커머스 업체 오아시스마저 지난 13일 기업가치 저평가 논란 속에 상장을 철회하자 시장은 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처럼 중소주와 대형주의 희비가 갈린 것은 공모가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티이엠씨와 삼기EV는 희망가격 밴드 하단보다도 각각 12.5%, 20.3%나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를 책정했다.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 진입해 반등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IPO 재수에 도전하는 제이오, 바이오인프라, 자람테크놀로지도 희망 공모가격을 10∼30% 하향했다.

대형주들은 공모가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다시 IPO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 역시 같은 사례로, 회사는 3만 원대의 희망 공모가를 제시했으나 수요 예측에 참가한 기관 투자자들은 이보다 30% 이상 낮은 2만 원 안팎을 써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낮은 공모가와 적은 유통량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중소 IPO주에 투자할 때는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자칫 ‘따상’ 기대에 들어갔다가 고점에 물려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IPO 후 기업 가치가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과도해 오히려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6년여 동안 시총 1조 원대 이상 기업 중 따상에 성공한 경우는 4개사(SK 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SK 바이오사이언스, 일진하이솔루스)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3000억 원 미만의 중소형주, 특히 1000억 원 미만의 소형주였다”고 말했다. ‘따상’이라는 허상이 대어급의 잇단 IPO 철회로 이어져 시장 전반에 패배감을 심어 주고 있다는 우려다.

분명한 것은 IPO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 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은 매우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경기와 증시가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거라는 관측이 많은 만큼 기업과 투자자들 모두 하반기에 더 적극적인 공모 참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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