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전세대서 열풍
도서·스포츠용품 판매 폭증
“불황일땐 ‘추억 판매’ 인기”
팝업스토어 굿즈 판매 대박
‘슬램덩크 와인’ 제품도 출시
유통업계 관련 마케팅 잇따라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왼손은 거들 뿐”
지난달 개봉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연초 유통·문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원작 만화를 즐겨본 3040세대뿐 아니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까지 열광하면서 영화는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3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다. 각종 대형 서점에서는 슬램덩크 만화책이 인기 순위를 석권해 지금 주문해도 두 달 뒤에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유통업계에서는 불황 때면 과거의 향수를 찾는 문화·소비 흐름이 ‘슬램덩크 열풍’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15일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1월 10일∼2월 10일 한 달간 슬램덩크 관련 도서·스포츠 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426%나 증가했다. 슬램덩크 만화책(2299%)과 농구복(694%), 농구화(144%), 농구가방(41%) 등 관련 제품 판매가 골고루 늘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3040세대를 중심으로 한 슬램덩크 열풍에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농구 신발, 의류 등 관련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 일본에서 출간된 슬램덩크는 가상의 학교인 북산고 농구부가 전국 제패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농구 초짜’지만 천재적 재능을 지닌 주인공 강백호를 비롯해 ‘에이스’ 서태웅, ‘불꽃 남자’ 정대만 등 독특한 캐릭터들 덕분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으로 슬램덩크 인기에 불이 붙자 유통업체들은 슬램덩크 마케팅에 분주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수입사 SMG홀딩스가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연 팝업스토어에는 피규어와 유니폼 등 굿즈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매일 1000명 이상씩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이 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1억 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굿즈를 사지 못한 고객들은 오는 22일까지 대구 중구 더현대대구에서 열리는 2차 팝업스토어를 찾아 굿즈를 구매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앱에서는 슬램덩크 굿즈에 웃돈을 붙여 파는 리셀(재판매)까지 성행하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슬램덩크 마케팅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일부터 슬램덩크 만화책 전권 총 2000세트를 준비, 판매에 돌입했다.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한 ‘슬램덩크 와인’도 출시했다. 슬램덩크 와인 전체 판매량의 80%는 30∼40대 남성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도 ‘2023 옥션 만화쇼’를 열고 슬램덩크와 원피스, 열혈강호 등 다양한 장르의 인기 만화책 판매에 나섰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슬램덩크 인기 원인 중 하나로 ‘불황’을 지목한다. 통상 불황 때는 과거 추억을 상기하는 복고(復古) 소비 경향이 나타난다. 최근 슬램덩크와 함께 ‘세일러문’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과거 애니메이션들의 인기가 덩달아 커진 점도 이를 입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슬램덩크 열풍을 통해 과거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를 활용해 불황을 타파하려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더 자주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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