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진산중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학교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를 필사하는 ‘예쁜 손글씨 쓰기 대회’에 참여한 뒤 직접 쓴 손글씨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인천 부평구 진산중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학교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를 필사하는 ‘예쁜 손글씨 쓰기 대회’에 참여한 뒤 직접 쓴 손글씨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인천 진산중 강송희 교사

화단에 모여 꽃주제로 사진찍고
‘이달의 한 문장’으로 필력 쌓아
굿모닝 콘서트선 깊이있는 대화

“교사는 제자를 자식처럼 돌보고
어른들은 따뜻한 마음 보여야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학교 현장은 꾸준히 일상회복을 하고 있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있어요. 학생들은 대인 관계를 어려워하고,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들끼리 일상 속에서 몸을 부대끼고 사진을 찍는 시간을 준다든지, 학생들의 역량을 이끌어 내기 위해 새로운 교수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어려운 순간들이 계속 올 테지만, 그걸 극복해내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니까요.”

인천 부평구 진산중학교 강송희 교사는 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 현장의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만 3년이 지난 현재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빠르게 대면 사회로 전환되고 있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확산된 ‘비대면 문화’가 학교 현장에서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강 교사는 감성과 지성의 발달이 중요한 중학교 시기 학생들의 사회성 회복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시도했다. 꽃이 만개한 봄에는 학생들과 학교 화단에서 사진찍기 대회를 열었다. 쭈뼛거리던 학생들은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으며 차츰 서로 몸을 부대끼고, 웃음꽃을 피웠다. 가을에는 대추와 연관된 시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시간에 ‘대추 한 알’ 이라고 재밌는 인사를 만들어 사용하도록 했다.

강 교사는 교내에서 다양한 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 실시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에는 학업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을 탐구해 지성과 감성의 힘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청소년기에 발달해야 하는 지성과 교양, 인성과 관련된 교육은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면 좋고, 학교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성적이 뛰어난 학생과 학습부진학생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실천하는 이유다.

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강 교사가 학교에 도입한 대표적인 학생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이달의 한 문장’이 있다. 강 교사가 매월 주제를 정하고 그달의 한 문장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모하는 행사다. 예를 들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에는 3월 신학기와 달리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 ‘초심’을 지킬 수 있는 한 문장을 공모하는 식이다. 책 속의 문장을 쓴 학생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문장을 쓴 학생도 있고, 스스로 문장을 창작해서 공모한 학생도 있다. 행사에는 매달 80∼100명의 학생이 참여하며, 그달의 한 문장에 선정된 학생에게는 현수막을 제작해 전달하는 증정식이 진행된다.

참여한 모든 학생에게 작은 선물일지라도 참가상을 주는데, 작지만 큰 행복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강 교사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책의 한 페이지를 본인의 글씨로 필사하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예쁜 손글씨 쓰기 대회’, 클래식 곡을 연주하고 깊이를 나눠보는 ‘굿모닝 콘서트’ 등 강 교사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교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강 교사는 정년을 2년 앞두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여러 세대를 경험하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한 성장’이고 이를 위해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품격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교사는 햇살과 같은 따스한 마음으로 비춰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독서와 여행 등을 통해 계속 배우고 변화해야 하며, 제자를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헌신적인 사랑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어른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곧 아이들이 잘 성장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훗날 아이들이 저를 떠올린다면 아이들이 기쁠 때는 기쁨을 함께하고, 슬플 때는 함께 슬퍼해 주고, 힘들 때는 토닥여 주어서 인생의 어느 힘든 시기에 위로받고 싶은 선생님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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