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경제회의 민생대책
올들어 5%대 고물가 지속에
가스·전기료도 인상 속도조절
내달 통신사 데이터 추가제공
이용자 3373만명 수혜 받을 듯
통신요금·은행 구조개선 요구
인위적 가격통제 부작용 우려도
정부가 고물가 장기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요금 및 통신요금 인상 억제와 서민 대상 대출금리 완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전기·가스요금에 이어 택시·버스·지하철 등 지방자치단체 공공요금 등의 줄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서민 부담 경감 대책을 내놓는 것 자체가 정부로선 ‘풀기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서민 지원을 강화할 경우 고물가 장기화란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자 장사’ 논란을 일으킨 은행권의 구조개선 작업에도 착수했지만 정부의 과도한 관치라는 지적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15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최근 고물가와 금리인상 등에 따른 서민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금융 분야의 경우 취약계층(연 소득 3500만 원 이하, 신용등급 하위 20%)을 대상으로 긴급생계비 대출을 지원하거나, 성실 상환자에 대해 최대 9.4%까지 이자를 낮춰주는 방안 등은 시장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민 부담 완화로 제시된 방안이다.
에너지 분야도 마찬가지다. 앞서 발표한 난방비 부담 경감 대책에 추가적인 인하를 하는 대신 요금 인상 속도 조절과 분할납부 방식을 택했다. 특히 이날 에너지 부문 대책은 요금 인상 속도 조절, 취약계층 지원, 분할납부를 통한 부담 경감을 핵심으로 한다. 이 역시 취약계층에서 ‘신청가구’로 확대했고, 지난 1월 청구분은 소급하지 않고 향후로 적용시기(전기요금 7월, 가스요금 12월)를 늦췄다. 통신요금은 민간기업들과의 논의가 필요하고 이들에 대한 요금인하를 정부가 강제하기도 어렵다.
통신사가 3월 한 달 동안 30GB의 데이터를 무료로 추가 제공하는 방안의 경우 3373만 명이 수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요금 선택제 출시를 유도하거나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연장하는 방안 등도 정부가 민간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된다.
이처럼 정부가 이번 대책을 ‘제한적’ 수준에서 추진하는 것은 물가 상승 부담이 큰 데 기인한다. 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2%를 기록한 데 이어 2월도 5% 이상을 기록할 전망인데, 각종 재화·서비스의 원자재 성격인 공공요금이 지자체 발로 우후죽순 오를 경우 서민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다소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한 내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과도한 직접 지원은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이 지나칠 경우 고물가 장기화를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민 경제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은행권과 통신사 등을 겨냥해 구조개선에 나서는 지점에 대해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박정민·박수진·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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