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방비 폭탄’ 맞은 상인들

“손님도 적어서 어려운데…
에어컨 틀 여름 벌써 걱정”


“손님들이 없을 때는 아무리 추워도 히터를 끈 채로 버텼는데도 전기요금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더 나왔어요. 영업도 부진한데 힘들게 번 돈이 고정비로 다 나가 힘이 빠집니다.”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영천시장’. 곱창집 주인 김모(57) 씨는 “평소 10만 원대이던 전기 요금이 올해 1월에는 30만 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에너지 비용 급등 여파를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매장 안이 추우면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버리는 손님들도 적지 않아 눈치를 보고 있다”며 “최근에는 단골손님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 부담에도 히터를 계속 틀어놓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의 낮 체감기온이 3도 안팎으로 쌀쌀한 날씨를 보인 가운데 대부분 상인이 두꺼운 점퍼를 입고 가게 밖에서 손님을 맞았다. 일부 상인은 이따금 가게 안으로 들어가 소형 전기난로 근처에서 몸을 녹였다.

가스와 전기, 수도 등 에너지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요금 폭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극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3고(高)(고금리·고물가·고환율)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마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자 “생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가 됐다. 여름이 벌써 두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약 125만 명의 자영업자들이 가입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금 폭탄을 맞은 사례가 15일 속속 올라왔다. 한 자영업자는 “전기요금이 5년째 매달 20만 원대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58만 원이 나와 깜짝 놀랐다”고 했다. 다른 자영업자는 “1월에 히터를 하나만 돌리고도 전기요금이 45만 원이 나왔는데, 여름에 에어컨을 두 대 돌리면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두렵다”고 썼다. 한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분(11월 3일∼12월 2일) 고지서를 보니 1009kWh의 전기를 사용해 16만4960원이 나왔는데, 올해 2월(1월 3일∼2월 2일)에는 981kWh를 쓰고도 24만2160원이 부과됐다”며 상세 내역을 공개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관계자는 “대중 사우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올 1월 가스요금(지난해 12월 사용분)을 1500만 원을 부과받은 데 이어, 2월(올 1월 사용분)에도 2000만 원까지 나온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영업에 필수 요소인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급등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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