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변호사, 前 영남대 로스쿨 교수

검찰이 우리나라 법치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희대의 범죄’에 대해 사법(司法) 정의의 엄정한 구현을 위해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정의의 칼을 빼 들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대장동과 관련해 4895억 원의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위례신도시와 관련해 211억 원의 부패방지법 위반, 성남FC 후원금과 관련해 133억 원의 제3자 뇌물 혐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6일 “오늘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자,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대표에 대한 모든 의혹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고, 수사도 문재인 정부 때 시작됐다는 점에서 어불성설이다. 이 대표 개인 차원의 사법 절차를 ‘야당 탄압’이나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몰아가려는 견강부회 요설(妖說)이다.

이 사건은 결코 정치보복이 아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적대로 “지방 권력과 부동산개발업자의 불법 정경유착과, 지역주민 등에게 돌아가야 할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부동산개발업자와 브로커들이 나눠 갖도록 만든 지역 토착 비리”에 대해 검찰이 법과 원칙, 증거와 팩트에 따라 영장을 청구한 것뿐이다.

민관 합동 개발 형식의 대장동 사업에서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누락시킨 결과 지분 7%의 민간업자에게 7886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이득을 몰아주고, 지분 50%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 원만 배당받아 성남시에 4895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친 배임은 ‘단군 이래 단일 건으로는 최대의 부패’ 혐의다. 두산건설 등에 토지형질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의 특혜를 주는 대가로 이 대표가 구단주를 맡았던 성남FC에 133억여 원 상당을 유치한 제3자 뇌물도 ‘인허가권을 사유화’한 중대 범죄다.

이 대표는 “제가 어디 도망간답니까”라며 반발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주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자신의 과거 발언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검사 사칭 사건 당시 도망간 전력도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구속의 요건은 중대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 중 하나만 있으면 충족된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구속수감 중인 정진상·김용·이화영 씨를 특별면회해 ‘알리바이를 만들라’며 회유한 정황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증거인멸의 명백한 증거가 아닌가.

결국,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는 정당하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의 방패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당당히 응해야 한다. 대선 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해 놓고,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선 가결을 막으려 한다면 내로남불의 극치다. 의원들을 줄 세워 방탄막을 친다고 해서 유무죄가 바뀔 수는 없지 않은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가, 사법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주장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이상 이는 이 대표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가 사법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유검무죄 무검유죄’가 아니라 ‘이 대표 구속은 정의, 불구속은 불의(不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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