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리 굿!"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베테랑 우완 장민재(33)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벨뱅크파크. 장민재의 캠프 첫 라이브 피칭이 주변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라이브 피칭은 타자를 세워놓고 실전처럼 던지는 훈련.
장민재의 공을 받은 포수 미트에서는 연신 "펑! 펑!"하는 울려 퍼졌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한화 코칭스태프도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 수베로 감독은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뒤 "베리 굿! 굿!"을 외쳤다. 이날 장민재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7㎞. 볼은 빠르진 않았지만 공 끝이 묵직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는 예리하게 꺾였고,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장민재는 지난해 한화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민재는 지난해 32경기에 등판해 126.2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7승 8패 평균자책점 3.55.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 최다승을 챙겼다. 2009년 한화 입단 이후 최고 성적. 시즌 초반 보직은 불펜이었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동반 부상으로 대체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고,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특히 장민재는 5월 9연패, 6월 10연패, 7월 원정 17연패 등을 끊어내며 ‘연패 스토퍼’로 활약했다.
라이브피칭을 끝난 뒤 만난 장민재는 "첫 라이브였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공이 원하는 곳에 90% 가까이 들어갔다. 지금 페이스 유지하면 날씨가 더 따뜻해질수록 좋아질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장민재는 더 나은 새 시즌을 꿈꾸며 이번 캠프에서 이를 악물었다. 장민재는 "아프지 않고 착실하게 몸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루틴대로 빌드업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습 경기 등판 이후엔 페이스를 살짝 조절할까 고민 중이다. 3월 시범경기와 4월 개막에 맞춰 몸을 조정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장민재가 몸 관리에 특별히 힘을 쓰는 이유가 있다. 2020년 57.1이닝, 2021년 29.1이닝을 소화했던 장민재는 지난해 약 100이닝 가까이 더 던졌다.
장민재는 지난해 확 불어난 투구수가 변수가 되지 않기 위해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썼다. 장민재는 "이젠 안 다치게끔 몸을 관리하는 법을 어느 정도 익혔다. 그에 맞춘 일정으로 루틴을 짜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요즘 유니폼 입고 야구장에 가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확실한 입지를 다졌지만, 장민재는 "확실한 내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민재는 "내가 무조건 한다는 생각보다는 긴 시즌 페이스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나는 늘 내 자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다"면서 "프로생활 동안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들을 봤다. 유니폼을 벗기 전까지 항상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 = 정세영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