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1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누구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쟁이 종결될지는 확언하지 못하지만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유럽에 신(新)냉전 체제가 도래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고재남(사진) 유라시아정책연구원 원장 역시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라시아 차원의 신냉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고 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진영 대결이 강화됐다”며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 측면까지 글로벌 공동 번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독일·일본의 군비 확장을 언급하며 “러시아 위협이 실존적이라는 생각을 각국이 하면서 블록화 현상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향후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 종결될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서 향후 시나리오의 최대 변수로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꼽았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 탈환 작전에 나선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 실전 배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고 원장은 지적했다. 고 원장은 “러시아에는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점령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러시아가 지난해 강제병합한 도네츠크·루한스크 등 4개 지역은 우크라이나에 내줄 수 있어도 크름반도는 절대 불가”라며 “크름반도에 문제가 생기면 대량파괴무기를 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 원장은 현재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는 전쟁 장기화를 꼽으면서도 2024년 러시아와 미국의 대선이 현상을 변경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최근 ‘전쟁’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고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미”라면서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재집권을 위해서라도 전선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전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내년 봄, 미국도 내년 11월 대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모두 전쟁에서 지면 여론이 악화된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의 전쟁 피로감이 변수로,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자유를 위해 경제난을 감내하겠다는 여론이 많지만, 전쟁 장기화 같은 상황에서 이를 계속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고 원장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