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현, 낯선 숲의 일탈자들, 85×196㎝, 유화, 2021.
권여현, 낯선 숲의 일탈자들, 85×196㎝, 유화, 2021.


이재언 미술평론가

1960년대 말부터 미국에서 ‘사랑’과 ‘평화’, 자연회귀의 기치를 높이 든 히피. 학창시절 스콧 매켄지의 ‘샌프란시스코’를 흥얼거리며 막연한 동경심으로 불량아가 되곤 했다. 그 반항적 문화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머리에 꽃을 꽂고 사이키델릭 록에 취해 은밀한 곳으로 떼 지어 다녔던 양태와는 다르다.

온라인을 타고 전파되는 ‘밈’과 같은 세계가 그것이다. ‘나는 클릭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세대, 그들의 상실과 좌절을 그려 온 화가 권여현. 몽환적 형광색의 풍경 자체를 ‘낯선 숲’이라 부른다. 그들이 ‘일탈자’가 될 수밖에 없는 세대의 항변과 서사를 화면에 담고 있다. 현실적 욕망의 뒷문을 따라 그 일탈의 모습을 풍속도처럼 전개한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필치의 재현 화면에는 가위눌린 일탈자들의 반항적 신호들이 편재한다. 돌발행동들 같지만, 그것들 자체가 심층적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회적 금기의 조롱을 일삼는 그들의 상식 밖 행동이나 차림새들을 그리는 데 거침이 없다. 어떤 소재도 잘 소화해내는 출중한 속필도 반가운 퍼포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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