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는 금액만큼 세금 내는
‘유산취득세’ 등 法개정 추진
기재부, 조세개혁추진단 신설
납세 능력 맞게 부담 낮출 듯
정부가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마무리한 데 이어 상속인이 물려받는 재산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 등 상속·증여세법 개정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유산취득세 방식이 도입되면 상속규모가 클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21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상속·증여세를 손질하기 위해 이달 안에 ‘조세개혁추진단’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개혁추진단은 현 정부의 조세 개혁 작업과 관련 법률 개정 업무를 전담한다. 특히 유산취득세 등 상속세제 개편이 핵심이다.
기재부는 지난해부터 ‘응능부담’(개인의 납세 능력에 맞게 과세) 원칙을 고려해 상속세를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유산취득세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다. 현행 상속세는 유산세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탓에 피상속인(물려주는 사람)의 상속재산 총액을 대상으로 세액을 결정한다. 반면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액수에 따라 세액이 정해진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상속세제는 상속 재산 규모에 따라 10∼50%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특히 과세표준이 30억 원이 넘는 상속재산에 최고세율 50%를 부과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 최대주주 할증까지 더하면 우리나라의 최고세율은 60%까지 뛰어오른다. 일본은 유산취득세를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상속재산 1억 엔에 대한 평균 실효세율은 12.95%인데, 100엔을 1000원으로 가정하고 산정한 우리나라의 상속재산 10억 원에 대한 실효세율은 28.09%에 달한다. OECD 23개국 중 유산세 방식을 채택한 곳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영국·덴마크 등 4곳뿐이다.
정부는 이달 말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을 위한 전문가 전담팀’ 제4차 회의를 진행하고, 오는 5월 마무리할 연구용역 결과 등을 검토해 올해 세제개편 때 유산취득세 관련 부분을 담는다는 방침이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사회·경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상속인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 소비를 촉진하고 기업 투자와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한국경제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는 상속세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지난해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 중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등 수정사항을 반영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 총수가 혼외 관계로 낳은 아이의 생부·생모도 기업 특수관계인에 포함된다. 다만 혼외자의 생부·생모는 총수 등과 경제적 연관관계가 있을 때만 규제 대상이 된다. 농가에서 가업을 물려줄 때 최대 30억 원까지 상속재산 공제 혜택을 주는 ‘영농상속공제’는 10년에서 8년으로 혜택 요건이 조정됐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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