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이른바 ‘돈 잔치’ 비판 여론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여수신 금리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은행들이 이른바 ‘돈 잔치’ 비판 여론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여수신 금리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 시중은행, 사회공헌 확대서 선회

가산금리 줄이고 우대금리↑
KB, 석달새 세번째 인하 결정
카뱅 마통 0.7%P 내려 4%대


금융당국의 ‘이자장사’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주요 은행들이 대출금리 추가 인하에 속속 나서고 있다. 10조 원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발표에도 반응이 싸늘하자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늘리는 식의 실질적인 금리 인하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낮췄고 지난 1월에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각각 최대 1.05%포인트, 1.30%포인트 인하했다”며 “고금리로 여전히 금융소비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3개월 사이 세 번째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낮춘다. 구체적으로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5.91∼6.71%에서 5.46∼6.26%로 0.45%포인트, 같은 기준의 5년 변동 주기 주담대가 5.24∼6.24%에서 5.04∼6.04%로 0.20%포인트씩 낮아진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했다. 최저금리는 모두 4%대(연 4.286%·4.547%)로 내려왔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최대한도도 각 기존 2억5000만 원, 2억 원에서 3억 원, 2억4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고객의 이자 부담을 덜고 금융 혜택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한도는 늘렸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행보는 ‘대출을 더 해주겠다’는 방안만 내놨던 지난주와 비교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권 수익이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라”고 지시하면서 은행권은 3년간 10조 원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사회공헌사업 자금을 기존의 5000억 원 규모에서 2800억 원 늘어난 7800억 원으로 잡았을 뿐, 10조 원의 대부분은 보증재원을 늘려 그 수십 배에 이르는 대출을 더 해준다는 이른바 ‘보증 배수’ 효과로 채워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은행의 과점 체제에 대해 약탈적 영업이라고 지적한 뒤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정선형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