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땅 의혹’ 막판 변수 되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협공에 김 “검증 끝나”

김 측 “당심에는 부동층 없다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

오늘 TV토론서도 격돌 예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정확히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이 전당대회 막판의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교안 전 대표가 해당 의혹을 꺼내 든 이후 안철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까지 가세해 공격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이미 수차례 검증이 끝난 일이라며 ‘정치생명’까지 걸고 공세 차단에 나섰다.

김 의원 캠프 관계자는 22일 “당심에는 부동층이 없다”며 “황 전 대표 등이 제기하는 부동산 관련 의혹이 당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원 투표 100%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특성상 여론보다는 ‘당심’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연일 토론회마다 타 후보들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해당 이슈에 발이 묶이는 것은 김 의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김 의원 측은 당 선관위에 해당 사안에 대한 검증을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선관위 측은 “해당 사안을 검증할 권한이 있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권 주자들은 이날 저녁 KBS 주관으로 세 번째 TV토론에 나선다.

전당대회 날짜가 다가올수록 당 대표 경선 주자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지지층이 겹치는 후보 중 약한 후보가 강한 후보를 공격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 전 대표는 김 의원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공개적으로 가장 먼저 제기했는데, 두 후보는 서로 보수 성향이 짙은 전통적 당원 표심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다.

반면 안 의원과 천 위원장은 젊거나 중도 성향을 지닌 당원 지지를 얻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천 위원장도 안 의원을 ‘첫 번째 타깃’으로 삼아 공격을 벌이고 있다.

천 위원장이 최근 안 의원에게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공개 일정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연대’를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견제구’라고 분석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일정을 이유로 완곡한 거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 구도에서 보면 김 의원은 안 의원을, 안 의원은 김 의원을 서로 공격하는 모습도 보인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천 위원장, 황 전 대표가 2위 다툼을 하도록 두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안 의원은 천 위원장의 추격을 무시하고 김 의원과의 2파전 구도로 만드는 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