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제재에도 UAE 박람회에서 무기 판매
무함마드 대통령, UAE 방산전시회 한화시스템 부스 방문
국내에서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에 아랍에미리트(UAE)가 관심을 보였다고 방산 업계가 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IDEX 2023)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방산 등 한화 3사 통합 부스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L-SAM이 360도 방어가 가능한가’, ‘어떤 규격의 미사일이 있는데 이를 잘 탐지할 수 있는가’, ‘이를 수입할 때 규제 같은 것이 있는가’ 등을 물었다고 한화시스템 어성철 대표가 취재진에 전했다.
어 대표는 "(무함마드 대통령이) 아마 굉장히 디테일하게 공부를 하셨고 고민도 하셨기 때문에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라고 반겼다. 어 대표는 "M-SAM은 이미 수주했고, 이분들이 이제 L-SAM에 관해서도 관심을 급격히 보이고 있다"며 "L-SAM도 거의 체계 개발이 끝난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L-SAM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고도 50∼60㎞에서 비행할 때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L-SAM의 레이더 개발을 맡고 있다. UAE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를 이미 운용하는 국가다.
어 대표는 또 장사정포를 막아내기 위한 체계를 언급하며 "장사정포는 연달아서 130발까지도 날아올 수 있다"며 "이런 걸 잡아낼 수 있는 방어체계가 ‘안티 MLRS(다연장로켓)’인데 사실 이것은 아직 지구상에 전력화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력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중거리, 장거리, 그리고 안티 MLRS가 전체 체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고도의 M-SAM, 고고도의 L-SAM, 저고도의 안티 MLRS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안티 MLRS는 군이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라는 명칭으로 개발 중인 체계와 같은 개념이다. LAMD는 이스라엘의 대공 체계인 ‘아이언돔’을 본떠 ‘한국형 아이언돔’, ‘K아이언돔’ 등으로 불린다.
어 대표는 무함마드 대통령이 왕세제 시절인 2021년에도 한화 부스를 찾은 적이 있다며 "당시 관심을 표명하시고 나서 (M-SAM) 수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면서 "UAE 업체들과 (추가 수주에 대해) 디테일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1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UAE서 개막한 국제방산전시회에 참가해 무기 판매 활동을 벌였다.
미국 ABC방송과 로이터·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UAE 수도 아부다비의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IDEX)에 참가했다. 러시아는 이번에 전시관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야외 천막 내외부에서 칼라시니코프 돌격소총, 미사일, 항공기 등을 전시했다.
러시아 무기 산업을 관할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부대에 무기를 제공한 혐의로 서방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오른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 천막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만투로프 장관은 "어떤 군사 행위라도 사용된 무기에 대한 관심이 수반된다"며 "따라서 지금은 방공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BC 방송은 러시아의 이번 전시회 참여 배경과 관련해 "UAE가 서방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러시아를 끌어안으려 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UAE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압력에도 서방이 채택한 제재에 참여하지 않은 채 러시아와 경제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양국 간에는 항공 운항이 이어지고 있으며 UAE 부동산에는 러시아 투자 자금이 꾸준히 몰려들어 미 국무부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 개막 행사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지만 ‘만수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그의 동생은 참석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한국과 미국, 이스라엘, 튀르키예(터키) 등 모두 65개국이 참가했다. 미국은 이번 행사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과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장치 등을 전시했다.
아부다비(UAE)=국방부공동취재단,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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