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을 일으킨 건 서방”
영국 가디언 등 갈등 최고조 우려


오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날 선 공방을 펼치며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외신들은 두 사람이 이번 전쟁에 모든 운명을 걸었다며 총력전이 불가피해졌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극 개입을 자제하던 중국까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미칠 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왕궁 정원인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승리로 끝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단합을 강조하며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불과 7시간 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행한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전쟁을 일으킨 건 서방”이라며 “미국이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하겠다”고 위협했다. 영국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모두 자신들의 미래를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와 암묵적으로 연결했다”며 “확실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의 생존 경쟁으로 격상됐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본격적인 개입 여부가 향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이날 러시아를 찾아 “변화하는 국제 정세로 인한 어떤 도전도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4월 또는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며 “서방과 한국·일본 등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경쟁이 공고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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