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극우’ 정상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오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주요 유럽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으며 러시아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통제조약 참여를 중단하면 “러시아를 지원하는 개인·단체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이후 첫 방문이다. 그는 회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승리는 평화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면, 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을 침략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길을 열어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어 우크라이나에 내주 보내기로 한 SAMP/T 방공시스템(MAMBA) 외 추가적인 방공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요청 중인 전투기 제공에 대해서는 “지금 다룰 의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멜로니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 키이우를 방문한 지 하루 만에 연이어 이뤄져 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이탈리아 내부에서는 멜로니 총리와 연정 중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전쟁의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리는 등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지지는 변치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방문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같은 당 의원으로 구성한 대표단과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미국의 초당적·지속적인 지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에 대한 민주주의 동맹국들의 추가 조치가 단행될 전망이다. G7 외교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무책임한 핵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정치·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개인 및 단체에 대해 추가적으로 경제적 비용을 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