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同性) 결합’도 이성(異性) 부부와 같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첫 국내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3부는 21일 소성욱(32)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피부양자 등록 취소의 부당성을 주장한 소송에서, 1심 선고를 뒤집어 원고 승소 판결했다. 남성인 김용민(33) 씨와 동거하다 2019년 결혼식을 올린 남성 소 씨의 건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것으로, 위헌적이다.
2심 재판부는 “(모두 남성인) 소 씨와 김 씨의 사실혼 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도 “반려자로 생활하기로 합의하고 사회적으로 선언하는 의식도 치렀으며, 혼인 관계와 유사하다”고 했다. 앞뒤조차 맞지 않는다. 헌법 제36조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를 명시했다. 대법원·헌법재판소 판례도 ‘혼인은 남녀 간의 결합’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두 사람은) 실질적 혼인으로 볼 수 있는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라고 했다. 법률혼은 물론 사실혼도 아니라면서 ‘실질적 혼인’이라고 한 것부터 억지다. “동성 결합에만 피부양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한 것도 ‘동성 결합’과 ‘이성 간의 혼인’에 동등한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혼인·가족은 사회 제도의 근간이다. 설령 사회적 합의로 ‘동성 결혼 공식 인정’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그때까지는 현행 제도와 질서를 법적으로 지켜야 한다. 건보공단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대법원이 바로잡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