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철강업계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부심하고 있다. 고비용이 수반되는 노후 시설을 폐쇄하거나, 미래 포트폴리오와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경영 효율성 극대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19일 광양제철소 2EGL(전기아연도금라인) 공장을 25년 4개월 만에 폐쇄했다. 2EGL 공장은 그동안 680만t의 컬러강판, 내지문 제품을 생산했고 TV, 세탁기, 냉장고 제작에 쓰였다. 포스코에 따르면 2EGL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가공성이 우수하고 표면이 균일해 국내외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가전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철강 소재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여건과 전기아연도금 제품 공급과잉, 대체 소재 증가에 따른 가동률 저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해 11월 포항제철소의 제1후판공장도 폐쇄했다. 제1후판공장은 1972년 7월 준공한 노후 시설로 중장기 수요 변동과 생산 효율성 강화를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수익성이 낮은 해외법인의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 8416억 원 규모의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을 글로벌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CSP 제철소 지분 보유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차입금 지급 보증, 추가 투자 부담, 환리스크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애초 후판 위주에서 봉형강 및 냉연으로 바뀌면서 시너지가 약해진 점도 고려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 선제 대응 차원에서 CSP 매각을 결정했다”고 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에는 중국 법인인 DKSC(Dongkuk Steel China)의 지분 90%를 중국 강음 지방정부에 약 970억 원에 매각했다.
KG스틸은 지난해 11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충남 당진공장 전기로를 영국 리버티스틸그룹에 약 907억 원을 받고 처분했다. KG스틸은 2009년 당진공장에 전기로를 완공했지만 이후 업황 부진으로 판매량이 줄자 2014년 가동을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업계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