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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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통신비밀보호법 상 녹음 금지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 안 돼”

부하 직원의 성추행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간 자리에서 다른 두 사람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경호업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김은정)는 전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호업체 대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용역 계약을 맺은 B 씨가 자신의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2021년 10월 C 씨와 함께 B 씨를 찾아간 자리에서 B 씨와 C 씨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것은 불법이다.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의 발언을 녹음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3인 간 대화에서 그중 한 사람이 해당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 나머지 두 사람의 발언은 그 녹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 간의 대화’라 할 수 없어 녹음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 역시 A 씨가 B 씨와 C 씨가 나누는 대화를 녹음했지만, 법에서 금지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가로 3m, 세로 2.7m 크기의 경비초소 규모에 비춰 B 씨는 A 씨가 대화를 모두 듣고 있는 것을 전제로 대화를 나누었고 당시 경비초소에 A·B·C 씨 등 3명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록 A 씨가 직접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대화는 3인 간 대화로 보는 것이 타당해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정한 타인 간의 대화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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