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참전자회·고엽제전우회·무공수훈자회 공동 회견
"양민 학살자 매도는 통탄할 일…국격·국가 정체성 훼손·사법부 신뢰 저하"
"ICJ 판결 시까지 국내 재판 보류, 참전자회 소송 직접 참여" 정부에 요구
베트남전쟁 관련 보훈단체들은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사살에 따른 피해를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법원 판결을 비판하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회장 이화종),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회장 황규승),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회장 김정규)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소송은 국제법으로 다뤄야 할 사항"이라며 "정부는 국제법을 거스르고 사법 혼란을 부른 배상 판결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ICJ 제소와 ICJ 판결 시까지 국내 재판의 보류는 물론 참전자회가 소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 베트남전 유관 보훈3단체는 성명서에서 "참전 전우들은 인류 자유 수호를 위해 청춘을 바쳤다"며 "베트콩이 아닌 사람에게는 ‘양민증’이라는 것을 교부하면서까지 양민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등 평화의 사도로 활동했다"고 강조했다.
또 "참전 기간에 5099명이 전사하고 1만1000여 명이 부상했으며 6만여 명이 이름도 모르는 병으로 50세 이전에 사망한 데다가 14만여 명이 고엽제로 고통받는다"며 "감성적 판단과 조작된 사항을 법리적으로 해석해 참전유공자를 양민 학살자로 매도한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배상 판결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켰으며, 32만 5000여 명의 참전유공자와 가족의 명예를 손상하고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이 소송은 국제법으로 다뤄야 할 사항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사법부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국토를 지키는 주체이고, 우리 군은 국가의 보루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강한 군대로서 전투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번 판결로 대한민국 군인들은 적을 앞에 두고 총을 쏠 수 없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판결 결과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 최대 무역 흑자국이며 교역 규모 3위인 베트남과 외교적 문제로 부상하지 않도록 단체차원의 민간 교류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63)씨가 전쟁 중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로 본인과 가족이 피해를 봤다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7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 정부는 베트남과 한국, 미국 간 약정에 따라 베트남인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군사 당국 및 기관 간 약정서가 베트남 국민 개인의 청구권을 막는 효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보훈단체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안을 개인의 개별적 소송이 아닌 국가 간 협정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본 전례가 있는 ICJ로 사건을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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