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성장전망 1.6%로 내려

이달들어 무역적자 186억달러
주력 반도체 수출 44%나 급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낮췄다. 이를 두고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도 경제성장률 전망치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견해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은은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4%로 0.1%포인트 올려 내년에는 경제가 애초 예상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약 3개월 만에 0.1%포인트 낮춘 1.6%로 조정했다. 한은은 이로써 네 번 연속 2023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지난해 5월 전망치를 2.5%에서 2.4%로 조정한 이래로 같은 해 8월에는 2.1%, 11월에는 1.7%로 내렸다.

한은이 또다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 수출이 악화하면서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적자는 186억3900만 달러(약 24조33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69억8400만 달러)의 2.7배 수준에 달했다.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4%로 급감하면서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1년 전보다 2.3% 줄었다. 수출은 줄고 난방 사용에 따른 에너지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는 -60억 달러로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한은이 경제 전망을 수정 발표하는 오는 5월에 가면 또 한 번 낮출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진 시장이 일부 좋아지고 있지만,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하강 국면을 올해 내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다시 한 번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선진 시장이 생각보다 좋아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경제는 ‘노랜딩’(무착륙) 얘기가 나오고 있고,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빠르면 2분기부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나아지는 ‘상저하고’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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