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동결 장기화·학생 줄어
교수들 임금 정체·삭감 분노
지방대학 폐교 늘며 갈등 확산

교수노조의 중노위 조정 신청
2020년 1건 → 작년 26건 급증


지난 1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지방소재 A대학 교수들이 찾아왔다. 대학본부에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정부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이후 교수들은 중노위를 통해 대학본부와 3차례나 조정회의를 거쳤지만 임금 인상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노위가 최종적으로 한 자릿수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이조차도 양측이 모두 거절해 결국 강제중재절차에 들어갔다. 정년보장과 고액 연봉을 받으며 ‘철밥통’으로 불렸던 교수들이 대학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돼 중노위를 찾는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교수들은 14년간 물가는 2배 이상으로 올랐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았다며 불만이 크지만, 대학본부 역시 오랜 등록금 동결과 신입생 충원 미달 여파로 긴축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방대의 경우 교수가 직접 학생 모집에 나설 정도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폐교하는 대학도 늘고 있어 대학과 교수 간 임금 갈등은 더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3일 중노위에 따르면 대학 교수노조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은 2020년 1건에서 2021년 18건, 지난해 26건으로 크게 늘었다. 2009년부터 이어진 대학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교수진의 연봉 또한 정체되거나 삭감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노동쟁의 중재 전문가들이 모인 중노위에서도 교수노조 사안은 조정이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중노위 관계자는 “일반 기업 노사보다 교수노조와 대학 측의 설득·조정이 더 어렵다”며 “재정·개인 살림이 어려운 상황에서 양측 모두 한 치의 양보 없이 조정에 임한다”고 말했다.

중노위를 찾은 일반 기업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조정성립률은 50% 수준이지만, 교수노조의 임금협약 조정성립률은 22.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정이 결렬되면 중노위가 강제중재절차에 들어가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법원으로 향한다. 다만 교수노조의 근무여건과 관련된 단체협약 조정성립률(68.2%)은 일반 기업보다 높은데, 이는 임금 이외의 근무여건에 대해선 대학·교수 간 큰 이견이 없다는 방증이다.

중노위가 한 해 처리하는 조정 건수는 2022년 기준 1150건으로, 대학 교수노조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노위는 교수노조의 노동쟁의가 교육계에 미칠 파장과 장기간 이어질 학령인구 감소 영향을 우려해 해당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태기 중노위 위원장도 “중·장기적으로는 전담 특별위원회 설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