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70주년 경영환경 설문조사

불법파업·고용경직성 등 악영향
24% “예측 어려운 규제에 애로”


한국이 아시아 지역 ‘비즈니스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노동·조세개혁이 절실하다는 투자기업들의 진단이 나왔다. 특히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정치 상황이 초래하는 급작스러운 규제 변화를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한국 투자를 확대하기보다 줄일 예정인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에서 설립 7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의 기업환경과 역내(域內) 경쟁력을 주제로 한 설문에는 암참 회원사 69곳이 참여했다.

회원사들은 지난해 국내 경영 환경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기둔화’(47.8%)를 꼽았다. 이어 ‘예측이 어려운 규제환경’(24.6%)을 제시해 한국 내 규제가 글로벌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내비쳤다.

암참은 “규제 변화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은 기업 환경의 전반적인 건전성 강화에 필수”라며 “한국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압력으로 규제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가장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10.1%)과 ‘노동정책’(7.2%), ‘글로벌 공급망 차질’(7.2%) 등도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기업들은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한국 사업 전망을 대부분 긍정적(40.6%)으로 내다봤지만, 부정적(24.6%)이라고 답변한 곳도 적지 않았다. 투자 전망 역시 ‘축소하겠다’(37.6%)고 답한 기업이 ‘확대하겠다’(27.5%)는 곳보다 많았다.

한국이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개혁 분야 1순위로는 ‘노동정책’이 꼽혔다. 산업 현장의 불법 파업과 높은 고용 경직성이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법인세, 외국인 소득세율 등을 포함한 세제개혁과 CEO의 과도한 법적 책임, 지적재산권 보호, 디지털 경제 등 5개 과제를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지목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암참은 앞으로도 한·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양국 정부와 기업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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