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제철 노조 ‘실적 무시한 요구’에 비판 목소리
“성과급은 임금협상 대상 아냐
노조의 동일액 요구는 무리
공정 원칙과도 전혀 안맞아
산업현장의 성과주의 훼손”
작년 영업이익 줄어든 모비스
노조, 7일째 본사 회의실 점거
현대자동차그룹 일부 계열사 노동조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별성과급 차등 지급을 두고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성과급은 전년도 실적에 기반을 두고 구성원들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사측이 자발적으로 지급한다. 그럼에도 불구, ‘무조건 동일한 액수를 달라’는 노조의 몽니가 반복되면서 산업 현장의 성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7일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사장실 옆 회의실을 점거하고 있다. 특별성과급 300만 원이 적다며 각 지부 간부 등 노조원 3∼4명이 숙식 농성을 벌이면서 회의실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더는 현대차그룹의 노동자 계급화를 허용해선 안 된다”며 “특별성과급의 정확한 목적과 지급 범위 등을 파악하고 빠른 시일 내에 특별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직원에게 400만 원의 특별공로금을 지급하자 같은 처우를 요구하며 5월부터 146일 동안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불법 점거했다. 9월부터는 게릴라 파업을 벌여 일부 공장 라인이 멈췄다. 노조 파업과 태풍 침수 피해 악재로 고정비가 급증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에 27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임금·단체협상 사안도 아닌 성과급에 대해 노조가 점거 농성, 파업 등으로 대응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과를 무시하는 노조의 요구는 산업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7%, 43% 늘었지만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은 0.7%, 33.9% 줄었다. 최근 2년간 영업이익률을 봐도 현대차(5.7%→6.9%)와 기아(7.3%→8.4%)는 수익성이 증가했지만 현대모비스(4.9%→3.9%)와 현대제철(10.7%→5.9%)은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과급이라는 건 개별 회사의 성과에 따라 책정하는 것이지, 한 그룹 내 계열사라고 해서 모두 동일하게 지급하는 게 아니다”라며 “노력과 성과에 연계한 합리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마저 동일하게 지급하라는 건 공정 원칙과 맞지 않는다”며 “다른 계열사가 낸 성과를 모두에게 공유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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