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KBO리그 미국 개최 후보 구장인 다저스타디움 외부 전경. AP뉴시스
2024년 KBO리그 미국 개최 후보 구장인 다저스타디움 외부 전경. AP뉴시스


애리조나 =정세영 기자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2024년 KBO리그 미국 개최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허 총재는 15일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이동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이끄는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만나 2024년 KBO리그 개막전 미국 개최를 논의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6월 뉴욕 회담 이후 이번이 두 번째. 허 총재는 이번 만남에서 애리조나주 등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KBO 구단이 미국 내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 속한 도시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계획을 전달했고, 맨프레드 커미셔너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내년 KBO리그 개막전 미국 개최를 놓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곳저곳에서 감지된다. 개최 후보구장인 다저스타디움(LA), 에인절스타디움(애너하임), 펫코파크(샌디에이고) 등 세 곳의 연고 구단들도 개막전 유치에 적극적이다. 허 총재는 지난해 8월 24일 LA 다저스를 시작으로 25일 에인절스, 26일 샌디에이고 구단을 방문했다. 허 총재는 "모든 구단으로부터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지난해 11월 열릴 예정이었던 KBO·MLB 올스타전의 한국 개최가 무산 된 것을 두고 MLB 사무국이 일종의 마음의 빚을 덜기 위해 KBO리그 개막전 미국 개최에 적극적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실제 미국 개최까진 넘어야 할 산이 무척 많다. 일단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 최근 달러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22년 3월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다. 그러나 최근엔 1300원을 넘겼다. MLB 구장을 사용하기 위해선 대관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MLB 사무국의 협조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체류비용도 변수다. KBO리그 팀의 미국 전지훈련 기간은 약 한 달. 만약 전지훈련 후 미국에 남아 개막전까지 머물게 되면, 체류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현재 미국 전훈 중인 구단들의 한 달 체류 비용은 10억 원 전후다. 올해 미국에 캠프를 차린 SSG(플로리다), KT·KIA·한화·NC·LG·키움(이상 애리조나)은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캠프 비용이 최소 50% 이상 늘어났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확 오른 체류 비용으로 미국 내년 전훈을 취소하는 구단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KBO리그 구단들의 반응도 썩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한 야구인은 "3월 중순에 미국 KBO리그 개막전을 치르면, 시범경기 일정과 겹친다. 시범경기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중요한 일정인데, 선수단이 시차 적응으로 시즌 전체 흐름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선뜻 개막전을 미국에서 하겠다는 구단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또 애리조나에서 만난 한 감독은 "KBO의 세계화 뜻에는 공감하지만, 5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MLB 구장에 얼마나 많은 팬이 찾을지는 의문"이라면서 "미국 개최를 위해선 KBO가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구연 KBO 총재(왼쪽)이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존 카피노 LA 에인절스 사장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BO 제공
허구연 KBO 총재(왼쪽)이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존 카피노 LA 에인절스 사장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BO 제공


허 총재는 내년 KBO리그 개막전 미국 개최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간 쌓아온 MLB 인적 네트워크를 총가동한 모습이다. 미국 개막전 개최에 참여하는 구단을 위해 MLB 구단과 시범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허 총재는 "미국에서 개막전을 치른다면 KBO리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각 구단 모그룹들도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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