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 떠안자 명의 변경 소송

친부의 협박에 사업자 명의를 대여해 준 딸이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사업자 명의 변경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는 최근 A 씨가 국민연금공단(공단)을 상대로 낸 행정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 씨의 친부는 강원도 동해에 사업체를 차리면서 2015년 9월 국민연금 당연 적용사업장 신고서에 A 씨를 사업주로 기재했다. 공단은 서류상 사업주인 A 씨에게 국민연금 보험료를 부과했는데, A 씨도 친부도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 소송 제기 시까지 미납된 보험료는 4909만 원이었다.

A 씨는 먼저 국세청을 상대로 심사 청구를 내 이겼다. 강압에 따른 명의대여가 인정돼 미납된 5609만 원의 부가가치세가 취소됐다.

이어 A 씨는 국민연금법상 사업주 신고도 애초부터 잘못됐다며 2015년 9월을 기준으로 소급해 사업주 명의를 변경해달라고 공단에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내부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소급 변경은 불가하다며 2020년 11월 이를 거부했다. A 씨는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에 미납 보험료를 낼 필요가 없음을 확인(채무부존재확인)해달라고 청구하면서, 소급변경을 거부한 공단 처분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우선 공단의 보험료 부과 처분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공단에 허위 신고 여부를 가릴 능력이나 권한이 없었으므로 부과 처분 자체가 잘못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사업주 변경은 최초 신고일로 소급해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공단의 거부 처분을 판결로 취소했다.

재판부는 국세청 심사 과정에서 실제 사업주가 명백히 밝혀졌는데도 공단이 자체 업무처리기준을 근거로 소급 변경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공단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됐다. 사업주 명의자가 친부로 변경됐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험료 납부도 친부의 몫이 된다.

손기은 기자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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