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주류업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마트에 소주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주류업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마트에 소주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 섣부른 개입 ‘역효과’ 우려
‘MB물가지수’ 관리때도 가격 더 급등


‘한 병 6000원’ 소주 가격 인상 기류에 정부가 전방위적인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되레 섣부른 개입이 시장 질서를 교란해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7일 “현재 상반기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 정부는 마땅한 물가 안정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인위적인 가격 통제는 영업이익 감소 등 기업부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를 잡으려면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높여야 하는데 가계부채 리스크 등이 있어 금리 인상은 여의치 않으니 결국 정부가 통신·금융에 이어 주류업계에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소주 가격 인상 요인, 주류업계의 인상 동향과 주류사의 이익 규모와 독과점 등 경쟁구도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국세청은 주류업계를 직접 만나 소주 가격 인상 자제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던 ‘MB 물가지수’를 연상시킨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명박 정부는 생활 밀접 품목을 지정해 관련 업계를 압박했는데, 오히려 지정 품목들의 가격상승률이 다른 품목을 앞지르기도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비심리 위축에 더해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져 내수침체로 번지는 ‘고물가 파장’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째 ‘5%대 상승’의 고물가가 이어졌고, 물가를 고려한 지난해 4분기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1% 감소해 3분기(-2.8%)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난방비 등 공공요금을 비롯해 물가 상승 요인이 다분한 상황에서 소주 가격마저 뛰면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 요인을 파악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은 이를 놓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이 민간 전체로 확장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경쟁 논리를 내세워 시장 가격을 무리하게 통제할 경우 결국 시점만 늦출 뿐 용수철 효과에 의해 더 큰 폭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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