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다 만족시키긴 어려워”
‘사과→보상→교육→대화→회복적 정의’
징벌보다 치유에 중점 둔 방법 제시


3·1절을 이틀 앞둔 27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GPT’에 일본 강제동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물었더니 “모두가 만족할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면서도 ‘일본의 인정과 사과’에서 출발해 ‘회복적 정의’에 이르는 5단계 해법이 나와 관심을 끈다.

이날 챗GPT는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배상 문제의 해법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일본의 인정과 사과와 보상, 교육, 대화, 회복적 정의 등 5가지 단계를 취할 수 있다”며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공식적인 일본의 사과는 과거 상처를 치유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보상의 경우 “재정적인 보상 또는 의료, 교육에 대한 지원 같은 형태의 보상”이 거론됐다. 수백만 개 웹 데이터에 기반해 도출된 AI의 응답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 취지와 유사한 맥락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외교가 일각에서는 한·일 과거사 문제는 사과와 배상을 위해 지속적 협의와 함께 한·일 간에 걸린 안보와 경제 현안을 동시에 풀어나가는 병행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외교적 현실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챗GPT는 교육 및 대화와 관련, “강제동원 역사에 대한 교육은 한·일 상호 간의 이해를 증진하는 방법”이라는 응답을 내놨다. “피해자와 범죄자, 공동체가 함께 피해를 복구하고 관계를 재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회복적 정의 접근법이 탐구될 수 있다”는 답도 나왔다. 가해자 처벌이 아닌 피해자의 회복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일 관계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해결의 목표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오는 28일 대법원의 2018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 원고인 강제동원 피해자 및 그 유족들과 단체 면담을 갖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1일 3·1절 기념식에서 내놓을 대일 메시지의 경우 한·일 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이 어느 정도 수위로 담길지가 관건이다.


■ 용어설명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의미의 응보적 정의와 달리 피해자 치유에 중점을 두는 개념. 197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엘마이라라는 소도시에서 절도를 저지른 청소년 두 명을 재판 대신 피해 가정을 찾아가 사과하도록 했던 사례에서 비롯돼 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산됐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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