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시절 무리한 해임강행
‘한 지붕 두 사장’ 두차례 겪어
국토부 “패소 않겠다” 자신감


국토교통부가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의 실패’로 인한 부담도 만만찮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무리하게 공공기관장 해임을 강행했다가 “해임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가로막힌 사례가 두 차례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지붕 두 사장’ 상황을 겪은 터라 국토부도 이번 나 사장 해임에 대해선 절차와 사안의 심각성 등을 모두 고려했다며 법정 소송까지 가더라도 패소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국토부가 상정한 나 사장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국토부는 나 사장 해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절차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안의 심각성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나 사장이 취임한 2021년 11월 이후 코레일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18건으로 과거에 비해 사고가 잦았다. 이 중 사망사고도 4건에 이른다. 지난해 1월 발생한 경부고속선 대전-김천구미역 KTX 궤도이탈 사고와 오봉역 직원 사망사고는 심각성이 크고, 기관장의 기관 운영·관리 부실 책임을 묻기 충분하다는 게 국토부 내부의 분위기다.

이 같은 국토부의 자신감 이면엔 불안감도 존재한다. 문 정부에서 국토부는 무리하게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과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각각 해임했는데 법원이 제동을 걸어 한 기관에 2명의 사장이 임기를 같이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선 두 사례의 경우 국토부는 당시 임기 도중 형사적 비위가 아닌 직무 태만 등의 이유로 해임을 결정했다. 최 전 사장의 경우 각종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둘러 해임했다가 법원에서 패소했다. LX의 더불어민주당 출신 감사와 당시 지역 여당 정치권과의 갈등 등이 해임의 원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구 전 사장의 경우도 재난상황 대비 미흡과 인사권 남용 등의 이유로 해임했으나, 이면에는 당시 문 정부가 추진한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관련해 갖가지 논란이 나오며 문책성 해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은 최 전 사장의 해임에 대해선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꼽았고, 구 전 사장에 대해선 ‘해임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해임된 두 사람의 손을 들어줬다.

나 사장도 해임이 최종 결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내부에선 이번 사안이 되도록 조속히 종결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코레일 사장직은 문 정부에서 이뤄진 ‘친노조’적 협약과 강성노조, 잦은 안전사고 및 극복하기 힘든 경영난 등으로 인해 ‘기피 기관장’ 자리로 전락한 상태다. 노조의 경영간섭으로 인해 사장의 역할이 크게 축소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신임 사장에 대한 내부의 요구는 크지만 차기 인물을 물색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크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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